대한체육회체육상 대상을 수상한 임시현(오른쪽부터)과 최우수상 박혜정, 김우민이 2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제70회 대한체육회체육상 시상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4.2.29/뉴스1
한국 역도의 촉망받는 신예 박혜정(21·고양시청)이 2024 국제역도연맹(IWF) 월드컵 활약으로 자신의 첫 올림픽 출전을 확정 지었다. 최근 모친상이라는 큰 슬픔을 딛고 이룬 결과라 더욱 뜻깊다.
박혜정은 지난 10일 태국 푸켓에서 열린 IWF 월드컵 여자 최중량급 경기에서 인상 130㎏, 인상 166㎏, 합계 296㎏을 들었다.
지난해 5월 2023 진주아시아역도선수권대회에서 합계 295㎏(인상 127㎏·용상 168㎏)으로 한국 기준 기록을 달성했던 박혜정은 이번에 1㎏ 더 넘기며 한국 신기록을 작성했다.
박혜정은 IWF 월드컵 개막 직전이었던 지난주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마음이 힘든 상태로 태국으로 향했다.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큰 아픔이었으나 이내 마음을 다잡고 경기를 준비했고 좋은 기록을 내면서 생애 첫 올림픽 티켓을 획득했다.
중1 때 역도를 시작한 박혜정은 일찍부터 기대주로 불렸다.
중학생 시절 이미 중학생 신기록(합계 259㎏)을 썼고 이어 주니어 신기록(합계 290㎏)도 작성했다.
박혜정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며 ‘레전드’ 장미란의 숨결이 묻어 있는 고양시청에 입단했다.
27일 평양 청춘가역도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19 아시아 유소년·주니어 역도선수권 대회 여자 +81㎏급에 출전한 박혜정(선부중)이 용상 1차 145kg을 들어올리며 세계신기록을 세우고 있다.2019.10.27/사진공동취재단
성인 무대에서도 거침없었다. 박혜정은 지난해 5월 진주 아시아선수권에서 개인 최고 기록을 경신했고 세계선수권에서 장미란도 이루지 못했던 3관왕에 오르며 최정상급 선수로 올라섰다.
이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땄다. 한국 역도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장미란이 금메달을 딴 이후 금맥이 끊겼었는데 13년 만에 박혜정이 다시 캤다.
한국 역도는 2008 베이징 올림픽 때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로 좋은 성과를 냈으나 이후 금메달이 없다. 2012 런던 올림픽 노메달, 2016 리우 올림픽 동메달(윤진희), 2020 도쿄 올림픽 노메달에 그쳤다.
박혜정이 지난해에 이어 이번 월드컵에서 보여준 기량이라면 충분히 입상을 노릴 만하다.
한편 지난해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에 모두 불참했던 중국의 리원원도 파리 올림픽 진출을 확정 지으면서 박혜정과 치열한 금메달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