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은 10일 “공군이 가자지구 중부를 공습하는 과정에서 하니예의 세 아들 아미르, 하젬, 모함마드가 숨진 사실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당시 이들과 함께 있던 하니예의 손자 3명과 손녀 1명도 목숨을 잃었다.
사망자들이 같이 탔던 차가 공습으로 처참하게 일그러진 사진 또한 현지 소셜미디어에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니예의 세 아들은 모두 하마스 조직원이며 테러 활동을 수행 중이었다”고 공습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특히 그는 “내 자식들을 표적으로 삼는다고 휴전 협상의 요구 조건을 완화할 것이라 생각한다면 망상”이라며 “내 아들의 피는 우리 국민의 피보다 소중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완전 철수 등 기존에 내건 휴전 협상의 조건을 바꾸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스라엘 매체 왈라는 고위 관료들의 말을 인용해 이번 공격이 이스라엘군과 정보기관 신베트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상의 없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다만 중동 정세 분석가인 술탄 바라캇은 알자지라에 “어느 정도 선에서 관여했건 휴전 협상을 좌초시키기 위한 의도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같은 날 블룸버그는 이란이 미사일 및 무인기(드론) 등을 사용해 며칠 안에 이스라엘을 공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양국 간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는 독일과 이란 수도 테헤란을 오가는 항공편을 잠시 중단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11일 러시아 외교부 또한 자국민에게 이스라엘, 레바논, 팔레스타인 여행을 자제하라는 권고를 내렸다.
이스라엘은 중동권 내 대사관 폐쇄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0일 “이스라엘에 철통같은 안보를 제공하고 보호할 것”이라며 “이란 공격에 대한 미사일 격추 등 지원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