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열린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4.12.뉴스1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12일 여당이 참패한 4·10 총선 결과를 두고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들어야 한다”며 의대 정원 증원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의협 비대위 지도부와 전공의들에게 내린 행정처분을 철회해달라고도 요청했다.
의협 비대위는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4·10 총선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비대위는 “정부는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들어 대한민국 의료를 파국으로 몰아가고 있는 의대 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원점 재검토에 나서기 바란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지난 2월 정부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안을 발표했을 때 정책 추진의 명분은 바로 국민 찬성 여론이었다”며 “정부는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근거를 들어 이를 반대했던 의사들을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파렴치한 세력으로 매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의 무리한 정책 추진으로 미래에 대한 희망이 사라진 전공의와 학생들은 급기야 사직서와 휴학계를 제출하고 병원과 학교를 떠났다”면서 “정부는 업무개시명령과 진료유지명령을 포함한 갖가지 명령들을 남발하며 공권력을 남용해 전공의들을 굴복시키려 했다”고 했다.
비대위는 “특히 정부는 의협 김택우 비대위원장과 박명하 조직강화위원장이 집회에서 회원들의 투쟁 참여를 독려했다는 이유로 면허정지 3개월이라는 터무니없는 행정 처분을 내렸다”며 “법원은 법리적으로 검토를 하기보다는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의사 집단행동 등이 확산될 수 있다는 말도 안 되는 정치적인 이유를 들면서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또 “저임금 중노동으로 수련병원의 수익을 떠받치고 있던 전공의들이 사라지니 수련병원들의 경영 위기와 직원들의 고용불안이 현실화됐다”면서 “정부가 보여준 쇼에 불과한 대화 시도와 수시로 입장을 바꾸는 일관성 없는 태도로 국민들은 정부의 정책 추진의 목적이 의료 개혁이 아닌 총선용 포퓰리즘이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이제 선거를 통해 증명된 국민의 진짜 여론을 받들어야 한다”며 “의료 파국의 시계를 멈추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낼 수 있도록 의료계 요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옳음을 인정하라”고 덧붙였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