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 로봇(Universal Robots)’은 덴마크 오덴세에 본사를 둔 협동로봇 전문 기업이다. 2008년 설립 이래 전 세계에 7만5000대 이상의 제품을 판매하며,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 점유율 1위(약 50%)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협동로봇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두산로보틱스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약 5%로, 유니버설 로봇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유니버설 로봇은 협동로봇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력을 앞세워 한국의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중견기업까지 공략할 계획을 세웠다. 비좁은 작업장에서도 근로자들 사이에서 위험한 작업을 대신 하며 생산성을 높이는 협동로봇의 적용처를 확대할 방침이다. 2020년부터 유니버설 로봇 한국 지사를 이끌고 있는 이내형 대표를 만나 유니버설 로봇이 보유한 기술과 시장 공략 계획을 들어봤다.
이내형 유니버설 로봇 코리아 대표 / 출처=IT동아
“설치에 필요한 공간 단 245mm·가반하중 30kg 기술력으로 승부”
2024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 현장에서 만난 이내형 유니버설 로봇 코리아 대표에게 국내 시장 공략 방안에 관해 묻자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승부하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내형 유니버설 로봇 코리아 대표 / 출처=IT동아
그는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력을 앞세운 제품으로 최근 출시한 고하중 협동로봇 UR30 제품을 꼽았다. 30kg의 가반하중(협동로봇이 들어 올릴 수 있는 최대 무게)을 지닌 유니버설 로봇의 UR30은 시중에 있는 협동로봇 중 가장 무거운 가반하중을 지닌 제품이다. 전작에 비해 제품 자체 무게(63.5kg)가 500g 줄었지만, 오히려 가반하중은 10kg 늘어난 점이 특징이다.
이내형 대표는 “UR30을 설치하는 데 필요한 공간은 245mm에 불과하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중견기업의 협소한 산업 현장에도 손쉽게 설치가 가능한 이유다. 대부분 산업용 로봇은 법적으로 제품 주위에 펜스를 치게 돼 있고 고장 날 경우, 전문 엔지니어가 와서 제품을 가져간 후 수리가 완료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므로 작업이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며 “UR30은 까다로운 안전 기준을 통과해 펜스를 치지 않고도 사람과 유연하게 협동한다. 17가지 안전 기능을 바탕으로 사람 옆에서 안전하게 작업을 수행한다. 예컨대 로봇 관절에 센서를 부착해 사람과 충돌이 예상되면 즉각 작동을 멈추는 방식으로 작업장 안전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쌀 포대를 옮기고 있는 협동로봇 UR30의 모습 / 출처=IT동아
그는 이어 “협동로봇이 고장 나면, 누구라도 그 자리에서 바로 대응 가능하도록 전국 11개 지점에 구축한 트레이닝 센터에서 고객사를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유니버설 로봇의 정비 관련 교육을 이수한 사람이라면, 사업장 내 누구라도 고장 시 그 자리에서 즉각 대응이 가능하다. 자사 제품은 6개 관절로 이뤄져 있어 고장 난 부분만 뜯어 빠르게 수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협동로봇’ 고령화·인구절벽 시대 노동력 부족 벌충·생산성 높여줄 것”
급격한 고령화와 노동 인구 부족을 벌충할 방안으로 로봇이 꼽히지만, 생산 현장 전면에서 사람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가운데 협동로봇은 근로자를 도와 위험한 작업을 대신 수행하며 사람과 함께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작동해 활용처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이내형 유니버설 로봇 코리아 대표는 “6개 관절로 이뤄진 자사 협동로봇은 각 관절이 360도 회전하며 작업하므로 어떤 작업환경이라도 유연하게 적응하는 특징을 보인다”며 “대부분의 산업 현장에 손쉽게 설치 가능하고 동시에 여러 개의 그리퍼를 한 번에 사용하는 방식으로 작동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데 적합하다. 많은 양의 상품을 팔레트에 쌓아 올리고 고정하는 팔레타이징과 인력난에 시달리는 조선업에서 협동로봇을 적극 도입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에는 자동차 제조사에서 협동로봇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제품 시연에서 확인 가능한 것처럼 나사를 풀고 무거운 타이어를 대신 옮겨주는 방식으로 생산성을 높여주며 대부분의 자동차 생산 공정에 적용이 가능하다”며 “예컨대 로봇에 검수 장비 카메라가 달려 있어 나사를 조립하지 않고 넘어간 부분은 없는지 체크도 가능하다. 최근 전동화 전환 추세로 조립 라인에 인력이 많이 축소되고 있는데 엔진 검수나 조립에도 협동로봇이 투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유니버설 로봇 코리아는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을까.
이내형 대표는 “현재 유니버설 로봇 한국 지사가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점은 한국 내 정부 지원사업 및 혜택에 대한 접근성 부족”이라며 “외국 기업으로서 국내 정부의 지원이나 혜택을 받기가 어려운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제품 경쟁력이 높은 만큼, 고객사 저변을 더욱 확대해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겠다. 실제로 저렴한 제품을 선택했다가 다시 유니버설 로봇을 찾는 고객사가 급증해 큰 자신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 더욱 밀착해 고객사와 소통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내형 대표는 “유니버설 로봇의 한국 지사를 담당하기 전에는 독일 전기 부품 회사를 비롯해 공장 자동화 기업, 화학 공장 분야에서 20년간 경력을 쌓았다. 당시 자동차 제조 공장도 찾아가고 석유 시추선에도 직접 탑승해 봤다. 크레인에도 올라갈 정도로 호기심이 많고 적극성이 있는 성격에다가 현장을 알아야 한다는 철학 때문”이라며 “그 철학은 지금도 변함없이 유지 중이다. 유니버설 로봇 코리아 직원들에게도 무조건 현장에 나가 상황을 살피라고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내형 유니버설 로봇 코리아 대표 / 출처=IT동아
그는 이어 “유니버설 로봇 코리아는 한국 시장에서 지속적인 매출 성장이라는 목표를 세웠지만, 후발주자들이 로봇에 대해 가격 경쟁을 하더라도 우리는 고품질의 제품으로 승부하자는 원칙 또한 수립했다”며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으로 고객사가 자사 협동로봇에서 느끼는 가치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