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14일(현지시간) 열린 반이스라엘 집회에 참가한 한 운전자가 팔레스타인 깃발을 흔들고 있다. 테헤란=AP 뉴시스
이스라엘과 이란은 원래 사이가 원만했다. 이란 팔레비 왕조는 친미 성향으로, 미국과 가까운 이스라엘에도 우호적이었다. 이스라엘이 1948년 건국을 선포했을 때 이란은 이슬람 국가 중 튀르키예에 이어 두 번째로 이스라엘을 독립 국가로 인정했을 정도다.
하지만 이란에서 가장 존경받는 이슬람 지도자로 꼽히는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1900∼1989)가 1979년 이슬람 혁명을 일으키며 두 나라는 돌아섰다. 호메이니는 팔레비 왕조를 촉출하고 이슬람 근본주의를 강조했다. 이스라엘이 예루살렘을 불법으로 점령했다고 봤고, 이스라엘과 단교했다.
2005년 이란의 강경 보수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이 당선되며 갈등이 더 커졌다. 선거운동 기간 ‘1979년 이란혁명의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주장했던 그는 강력한 이슬람 사회 건설을 주장했고, 우라늄 농축을 재개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비판했다. 이란 핵 과학자 여럿이 암살됐고, 2010년 악성 컴퓨터 코드 ‘스턱스넷’이 침투해 핵 시설 원심분리기 기능이 손상됐다. 이 배후에 이스라엘이 있다는 의혹이 나왔다.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을 때 이스라엘은 전적인 지지를 표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