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유료 회원제 서비스인 와우 멤버십 월 구독료를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했다. 1400만 명이 가입한 서비스 구독료를 한 번에 58.1%나 올린 배짱 인상이다. 더욱이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쿠팡이츠가 무료 배달을 선보인 지 보름 만에 기습적으로 구독료를 인상해 소비자를 기만한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온다.
쿠팡은 플랫폼 업체의 승자 독식 전략을 답습해 성장해 왔다. 초기 낮은 가격을 내세워 가입자를 늘린 뒤 시장 지배력이 커지면 가격을 올리는 것이다. 쿠팡은 2021년 와우 멤버십 구독료를 4990원으로 72.1% 올렸다. 그런데도 가입자 수는 900만 명에서 1400만 명으로 늘었다.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와우 멤버십에 배달앱인 쿠팡이츠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쿠팡플레이까지 끼워 팔았다. 경쟁사가 사라진 시장에서 쿠팡은 지난해 창립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이번 구독료 배짱 인상의 배경에는 기존 회원들이 마치 잡은 물고기와 다름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을 것이다.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은 알리, 테무 등 중국 플랫폼이 참전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기업 간 경쟁이 격화될수록 소비자 편익은 늘어나는 법인데 지금은 정반대 현상이 목격된다. 상품과 서비스의 혁신 없이 구독료를 올린 쿠팡의 횡포는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기업이 어떻게 소비자의 적이 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