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소방관 꿈꾸던 19살 대학생…5명에게 장기 기증하고 하늘의 별로

입력 | 2024-04-15 11:09:00


소방관을 꿈꾸던 19살 대학생과 홀로 8살 아들을 키워온 성실한 40대 가장이 9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소방관을 꿈꾸던 19살 강진식씨가 5명에게 새생명을 안기고 세상을 떠났다.(전남대병원 제공) 2024.4.15

15일 전남대학교병원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대학생 강진식 씨(19)는 지난달 19일 킥보드를 타다가 넘어져서 전남대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20일 뇌사판정을 받았다.

이후 강 씨의 가족들 동의로 좌우 신장, 간장, 폐장 등을 기증해 5명의 환자를 살리고 하늘로 떠났다.

또 그의 인체조직기증으로 환자 100여명이 회복됐다.

3남 1녀 중 둘째로 태어난 강 씨는 호남대학교 소방행정학과 1학년 재학 중이었다. 졸업 후 소방관이 되는 게 그의 꿈이었다.

그는 편의점과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번 용돈으로 친구와 후배들을 챙겨왔다. 운동도 좋아해 배드민턴 동아리에서 활발히 활동했다.

강 씨의 아버지는 “워낙 주변에 베풀기를 좋아하던 아들이다 보니 다른 사람을 살리는 일인 장기기증에도 찬성했을 것이라 생각해 가족 모두 동의했다”면서 “이식받은 분들이 모두 건강하게 잘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변호순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 직무 대행은 “생명나눔을 실천해주신 기증자와 유가족의 따뜻한 마음에 감사드린다”며 “생명나눔을 연결하는 다리의 역할로 기증자의 숭고한 나눔이 잘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장기기증하고 세상 떠난 40대 가장 김경모씨.(전남대병원 제공) 2024.4.15

40대 가장인 김경모 씨(43)도 4명에게 간장, 신장, 심장, 폐장을 기증하고 세상과 하직했다.

김 씨는 지난달 17일 오전 잠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뇌내출혈로 전남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치료를 받은 그는 19일 뇌사 판정을 받았다.

김 씨는 8살 아들, 모친과 함께 살고 있었다. 평일엔 배송기사 일을 하고 주말엔 어머니와 함께 교회를 다니며 성실하게 가정을 꾸려갔다.

김씨의 누나는 “홀로 아들을 키우며 열심히 살던 동생이었는데 갑자기 하늘나라로 떠나게 돼 황망하다”며 “조카가 ‘아빠는 천국에 갔다’고 알고 있다. 새 생명을 주고 떠난 만큼 좋은 곳에서 행복하게 살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대병원 장기이식센터는 지난 1996년 뇌사자 간이식을 시작으로 해마다 수술건수가 증가, 현재 138례(생체 92례·뇌사 44례)의 간이식이 시행됐다. 전남대병원은 신장이식수술 800례를 달성하는 등 4개의 고형장기 이식이 모두 가능한 호남·충청 지역의 유일한 거점대학병원이다.

(광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