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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조직에 밀리면 안돼”…종합격투기 배우는 MZ조폭 붙잡혀

입력 | 2024-04-15 16:28:00

경기남부경찰청, 12명 구속·44명 불구속 입건
검거된 조직원 대부분 20, 30대 MZ 세대
범죄 혐의 26건 확인…범죄단체조직죄 적용
경찰 “범죄 현장에 형사기동대 전진 배치”




평택 지역을 중심으로 각종 이권에 개입해온 폭력조직 J 파의 회합 장면.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경쟁 조직과의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종합격투기(MMA) 수련까지 조직폭력배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폭력조직 J 파 행동대장급 조직원 A 씨(37) 등 12명을 구속하고, B 씨(34) 등 44명 불구속 입건했다고 15일 밝혔다. 검거된 조직원은 MZ 세대로 불리는 20~30대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단체 구성·활동)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1년 7개월간 조직원 간 통화 내역, 범행 관련 폐쇄회로(CC)TV 영상, 계좌 분석, 수감 조직원 녹취록 분석 등을 통해 26건의 범죄 혐의를 확인했다. 경찰이 송치한 사건 중 조직범죄는 14건, 개별범죄는 12건이다.

평택 지역을 중심으로 각종 이권에 개입해온 폭력조직 J 파의 회합 장면.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J 파 조직원의 사건 판결문 300여 건과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은 사건을 분석해 조직의 실체를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 결국 이들에 대해 이른바 ‘폭 4조’라고 불리는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했는데, 확정판결을 받은 폭력조직에 대해서는 조직 가입만 해도 징역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

1995년 결성된 J 파는 평택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행동강령, 비상연락망 등을 만들어 유흥업주를 상대로 갈취했다고 한다. 보드카페를 빌려 불법 홀덤펍 도박장을 개설해 운영하는 등 각종 이권에도 개입해 왔다. 특히 지역에서 주먹을 잘 쓰는 10대 청소년을 가입시킨 것은 물론 경쟁 조직의 조직원까지 흡수해 세력을 확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의 실질적 운영자인 A 씨는 ‘경쟁 조직과의 싸움에서 밀려선 안 된다’라며 후배들에게 종합격투기 수련을 받도록 지시했다. MMA 마니아인 A 씨 역시 지난해 말 잠적 후 이달 초 검거될 때까지 MMA 수련을 게을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불구속된 B 씨 등 10여 명은 2019년 3월 서로 다툰 조직원 3명을 야구방망이 등으로 때리는 일명 ‘줄빠따’(매타작)로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구속된 C 씨(47)는 2022년 6월 3일 보도방 이권을 따내려고 경쟁 조직인 W 파 조직원이 운영하는 유흥주점에 들어가 종업원을 때리는 등 소란을 피우고, 이후 충돌에 대비하기 위해 조직원 10여 명을 집합시킨 혐의를 받는다.

D 씨(36) 등 4명은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유흥업소 30여 곳을 상대로 보호비 명목의 돈을 월 100만 원씩 상납받아 2억3000여만 원을 갈취해 구속됐다. 한 피해 업주는 “가게를 하면서 생계가 달린 문제지만 조직폭력배라 무섭고, 두려웠다”라고 하소연 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직폭력을 포함한 국민의 평온한 일상을 해치는 모든 범죄에 대해 강력히 처벌하겠다”라며 “경찰은 조직 개편에 따라 범죄 현장에 형사기동대(수원·성남·오산·시흥·부천)를 전진 배치해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