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자 로런스 웡 부총리가 뒤이어
2004년부터 장기 집권 중인 리셴룽(李顯龍·72) 싱가포르 총리가 다음 달 15일 퇴임하겠다고 밝혔다. 2년 전 그의 후계자로 낙점됐던 로런스 웡 부총리 겸 재무장관(52)이 리 총리의 뒤를 잇는다.
리 총리는 15일 성명에서 “다음 달 15일 총리직을 사임하고 같은 날 웡 부총리가 차기 총리로 취임할 것”이라며 웡 부총리에 대한 국민의 지지와 협력을 당부했다. 웡 부총리는 동영상을 통해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총리 책무를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리 총리는 오래전부터 “70세가 되는 2022년 물러나겠다”고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발하자 감염병 대응 등을 이유로 퇴임을 미뤘다. 하지만 장기 집권에 대한 국내외 비판이 고조된 데다 코로나19가 잦아들면서 퇴임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리 총리의 부친은 초대 총리 리콴유(李光耀·1959∼1990년 집권)다. 리 총리의 전임자 고촉통(吳作棟·1990∼2004년 집권) 전 총리 또한 리 전 총리로부터 후계자로 낙점받았다. 이를 감안할 때 리 총리가 아들 리홍이(李鴻毅·37)에게 권력을 물려주기 전 웡 부총리에게 일종의 ‘징검다리 총리’ 역할을 맡긴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972년생인 웡 부총리는 미국 위스콘신 매디슨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미 미시간대와 하버드대에서 각각 경제학 및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리 총리의 보좌관을 지내며 그의 눈에 들었고 국가개발장관, 교육장관 등으로 출세 가도를 달렸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