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원, 무슬림 지지층 이탈 이어 청년-민주 지지자 지지율 11%P 급락 트럼프 “바이든 외교실패” 연일 공세 美국민 74% “이스라엘 軍지원 반대”
미국의 지속적인 이스라엘 지원에 대해 유권자들의 반대가 적지 않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고정표’로 꼽혔던 집권 민주당 지지자들과 청년층을 중심으로 대(對)이스라엘 정책의 전환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다. 미국의 강한 만류에도 이란 보복을 다짐하고, 가자지구에서의 군사작전을 계속하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강경 행보 또한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대거 지지했던 미국 내 무슬림계 지지자의 이탈을 부르고 있다.
여기에 대선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유약하고 늙었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부정적 이미지를 파고드는 것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전통 지지층, 즉 ‘집토끼’로 꼽히는 청년 및 민주당 지지 성향 유권자의 반발이 일반 유권자보다 컸다. 18∼29세 응답자 중 40%가 “대통령의 이스라엘-하마스 정책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2월(51%)보다 11%포인트 급락했다.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18∼29세 유권자의 전반적 지지율도 같은 기간 55%에서 43%로 12%포인트 하락했다.
민주당 지지 유권자 역시 32%만이 “대통령의 이스라엘-하마스 정책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한 지난해 10월보다 15%포인트 하락했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에 따른 미국의 대응을 묻는 말에는 42%가 “이스라엘의 반격을 지원하되 미군 투입은 반대한다”고 했다. 32%는 “아예 개입하면 안 된다”고 하는 등 74%가 미국의 개입에 부정적이었다.
● 트럼프-볼턴 “바이든 외교 실패”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란의 공격 당일인 13일 바이든 대통령의 고향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세를 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공격받는 것은 미국이 매우 약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라며 자신이 집권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고 외쳤다.
트럼프 행정부의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역시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은 “미국의 억지 실패를 보여준다”고 공격했다. 야당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도 “바이든 행정부의 이란에 대한 유화책이 끔찍한 사태를 초래했다”고 동조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을 만류하고 있지만 네타냐후 정권이 보복을 실행한다면 미국은 중동의 핵심 우방인 이스라엘을 어떤 식으로든 도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는 고스란히 미국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