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각) 장부 위조 혐의로 재판을 받은 후 뉴욕의 맨해튼 형사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4.04.16. 뉴욕=AP/뉴시스
이날 미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외신들은 성추문 입막음 재판에 참석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판에서 꾸벅꾸벅 졸았다고 일제히 전했다. NYT는 “판사가 변론을 듣고 변호사가 자신에게 메모를 전달하는 와중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느라 입이 벌어지고 고개가 가슴팍까지 떨어졌다”고 묘사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점심시간 이후 배심원단 선정 절차가 시작됐는데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눈꺼풀이 계속 감기자 변호인단이 그의 잔에 음료를 채워주고, 어색한 눈빛을 주고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간 82세인 조 바이든 대통령을 ‘슬리피(sleepy·졸린) 조’라고 부르며 그의 고령을 공격해왔단 점이다. 그런데 마찬가지로 자신도 법정에서 졸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78세로 바이든 대통령과 4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다만 이날 공판은 TV로 중계되지는 않아 일부 취재진만 현장을 참관했다.
한편 이번 재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걸려 있는 4건의 형사재판 중 유일하게 11월 대선 전에 열리는 재판의 첫 공판일이었다. 2016년 대선 직전 포르노 배우였던 스토미 대니얼스가 자신과의 불륜 관계를 공개하려 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입막음용 돈을 건넨 뒤 이를 기업 회계장부에 반영해 문서를 위조했다는 혐의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