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7일 이스라엘 남부 아슈켈론에 배치된 이스라엘의 아이언돔 미사일 방어 시스템 모습. 2024.04.14. 아슈켈론(이스라엘)=AP/뉴시스
13일 밤 이란의 공습을 받은 이스라엘이 15일 전시내각 회의를 열고 “공습에 반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미국이 강력하게 자제를 촉구하고 나선데다 국제사회의 여론도 무시할 수 없어 구체적 보복 수위는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언론과 서구매체들은 크게 3가지의 ‘대응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지만, 장단점이 명확해 결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단 첫 번째는 가장 강력한 조치인 ‘이란 영토 내 군사시설 타격’이다.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의 군·정부시설을 목표로 했던 그대로 갚아주는 방식이다. 전시내각에서 가장 큰 목소리를 내고 있는 강경파들이 주장하는 방식으로, 로이터통신은 “시기가 문제일 뿐, 현재로선 강경 보복의 효과가 높은 선택지”라고 전망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군시설 타격을 통해 이란의 핵시설을 탐지할 기회도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두 번째 유력한 선택은 이란 영토 바깥의 군사 시설이나 친(親) 이란 무장세력에 대한 공격이다. 이란의 공습도 1일 이스라엘이 시라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한 것에 대한 반격 차원으에서 이뤄졌다. 미 NBC 방송은 미 당국자를 인용해 “대응 방식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이스라엘로선 가장 현실성이 높은 시나리오”라고 분석했다. 레바논이나 시리아, 이라크 등에 있는 이란의 석유시설을 타격하는 방식도 함께 거론된다.
이란을 직접 공격하는 것보단 수위가 낮은 편이지만, 이는 또 다른 이란의 무력 대응을 불러올 가능성이 없지 않다. 또 다시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로 탄도미사일 등을 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석유시설 등을 타격하는 건 민간인 피해가 생길 수 있어 동맹국들도 동의하기 어렵다. 미 CNN 방송은 “적절한 대응과 국제사회 압력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1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 밖에서 뉴욕 경찰이 친이스라엘 시위대로부터 성조기를 빼앗는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를 말리고 있다.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는 가자지구 휴전과 이스라엘에 대한 경제 봉쇄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2024.04.16. 뉴욕=AP/뉴시스
하지만 연립정부 정권 유지를 위해 극우 강경파의 협조가 절실한 네탸냐후 총리로선 세 번째 방식은 자국에서 “미온적인 대처”로 비판받을 가능성이 크다. 전직 이스라엘 외교관인 알론 핀카스는 CNN에 “네타냐후에게 가장 중요한 건 정치와 자신의 생존, 연합 유지 그리고 전쟁을 확대하려는 그의 열망”이라고 말했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