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션 박초희 기자 choky@donga.com
터울이 많은 자녀 둘을 두고 있다. 날씨도 따뜻해지고 있고, 아이도 예전과 다르게 한창 뛰고 노는 나이가 되었다. 오랜만에 놀이터에서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부모들이 아이에게 필요 이상으로 붙어 다니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놀이터는 다양한 연령의 아이들이 함께하고 있는 공간인데도 본인 아이만 소중하다는 듯 행동하는 보호자들이 종종 보인다. 이러한 행동을 봐도 간섭하기도 힘든 입장이다. 그러면서 첫 아이를 양육했던 10년 전 한국 사회의 모습과 현재의 분위기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생각이 많아졌다.
벗드갈 몽골 출신·글로벌 비에이 유학원 대표
코로나 이전 교육 현장에 들어가 문화와 역사 강의를 5, 6년 이상 해본 경력이 있다. 한국 사회 및 문화를 잘 모르는 외국인은 한국 사람들이 대체로 인사성이 바르다고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어쩌면 드라마 속 ‘선배님, 선배님’ 하는 호칭 때문에 그렇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뿐만 아니라 한국어를 배우면서 가장 사용하기 어렵고 많이 틀리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존댓말’이라고 대답하는 친구들이 적지 않다. 이렇듯, 한국은 텔레비전에서나 교과서에서나 예의와 인사성을 매우 중요시하는 분위기다.
한국은 인력난을 겪고 있다. 활발히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데도 정부 지원을 받는 것을 더 선호하는 젊은층이 나날이 늘고 있다. 힘들고 어려운 일을 견뎌내는 인내심과 참을성이 어디로 갔나 싶을 때가 있다. 물론 부모가 아이를 키우면서 들인 경제적 지원에 비해서 소득이 적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또 부모가 아이에게 필요 이상으로 무리한 꿈과 목표를 요구하는 등 다양한 사연이 존재한다.
한국에서 10대 후반부터 지내기 시작해 20대, 30대를 맞이하고 있다. 오랫동안 한국 생활을 하면서 이해하게 된 것들도 있지만, 이런 과잉보호 상황이 오래 지속된다면 대한민국 미래가 힘들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몽골에서 아이를 키울 때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속담으로 ‘스스로 넘어진 아이는 울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아이를 키워온 지 어언 12년, 과거와 오늘을 비교해 보며 떠올리게 되는 속담이다.
벗드갈 몽골 출신·글로벌 비에이 유학원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