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오페라단 ‘라 트라비아타·춘희’ 25∼2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공연
16일 열린 서울시오페라단의 ‘라 트라비아타·춘희’ 기자간담회에서 테너 정호윤, 소프라노 이혜정 이지현, 테너 손지훈(왼쪽부터)이 극중 1막의 ‘축배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히로인 비올레타가 한복을 입고 찾아온다.
서울시오페라단은 25∼28일 세계 오페라 역사상 최고 흥행작 중 하나인 ‘라 트라비아타’를 ‘라 트라비아타·춘희’라는 제목으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춘희(椿姬)는 1948년 이 오페라의 국내 초연 후 두 세대 넘게 익숙하게 불려온 이름이자 원작소설 제목인 ‘동백꽃 여인’을 뜻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시대 배경을 20세기 초 경성(서울)으로 옮겼다. 여주인공 ‘비올레타’는 기생으로 위장해 국권 회복을 위한 자금을 모으는 강인한 여성으로 그려진다. 그의 연인 알프레도는 유학을 마치고 온 양복 차림의 젊은이로, 알프레도의 아버지 제르몽은 유교적 가치관이 확고한 ‘사대부’로 표현된다. 독일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이래이 연출가가 연출을 맡고 프랑스 희곡 전문가인 조만수 충북대 교수가 드라마투르크(극의 조언을 하는 전문가)로 참여한다.
이래이 연출가는 “라 트라비아타가 탄생할 당시 유럽의 상황을 20세기 초 경성을 배경으로 한 격동에 대입하자는 박 단장의 제안에 매력을 느껴 흔쾌히 동의했다. 비올레타가 본디 지녔던 가치와 알프레도를 만나면서 알게 된 개인적 자유의 가치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잘 표현하겠다”고 밝혔다.
여주인공 비올레타 역으로 소프라노 이혜정 이지현, 그의 연인 알프레도 역에는 테너 정호윤 손지훈, 알프레도의 아버지 제르몽 역에는 바리톤 유동직 김기훈 등 유럽을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 중인 성악진이 출연한다. 이지현과 손지훈은 이번 공연에서 처음 한국 오페라 무대에 오른다. 여자경이 지휘하고 코리아쿱오케스트라와 마에스타오페라합창단이 출연한다. 5만∼17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