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 성남 FC 뇌물’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재판에서 “검찰청에서 술을 마시며 진술을 조작했다”고 주장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00% 사실로 보인다”며 진상 규명을 연일 요구하고 나섰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허위 사실을 급조한 것”이란 입장이라 양측의 대립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의혹 등 재판에 출석하면서 “검찰이 황당무계하다는 말을 할 게 아니라 확인을 해야 한다”며 “연어회와 술까지 반입한 쌍방울 직원들이 있었는지 폐쇄회로(CC)TV와 출입자 기록을 확인하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술을 모의하고 술판을 벌이는 건 검사의 승인 없이 불가능하다”며 “검찰의 태도로 봐서 이 전 부지사의 진술은 100% 사실로 보인다”고 했다.
이 전 부지사는 4일 재판에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회유로 이 대표 등에 대한 진술을 조작했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1313호 검사실 앞 ‘창고’라고 쓰여 있는 방에서 쌍방울 직원들이 외부에서 연어·회덮밥 등 음식도 가져다주고 심지어 술도 한 번 먹은 기억이 있다”고 밝혔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해 6월경 검찰 조사에서 “이 대표에게 대북 사업을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이후 옥중서신과 법정 증언을 통해 번복한 바 있다.
검찰 내부에선 CCTV 영상의 저장 기간이 30일인 점을 이 전 부지사가 노리고 허위 사실을 급조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나온다.
이 전 부지사를 변호했던 한 변호사도 “그런 얘기를 들었으면 우리가 법정에서 가만히 있었겠느냐”며 “검찰의 회유와 압박을 계속 경계하는 상황에서 검찰이 술을 마시게 한다는 건 상상이 가지 않는 이야기”라고 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구민기 기자 k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