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영화 '그녀가 죽었다' 제작보고회 '한산'으로 연기상 휩쓴 변요한 복귀작 "김세휘 감독 왜 천재인지 영화로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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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보다 더 자신있습니다. 보면 깜짝 놀라실 겁니다.”
배우 변요한이 자신감에 가득 차 돌아왔다. 영화 ‘한산: 용의 출현’에서 일본 장군 와키자카 야스하루 역을 맡아 각종 영화제에서 상을 휩쓸었던 변요한이 이번엔 관음증 공인중개사가 됐다.
◇ ‘메이저 3관왕’ 변요한의 컴백
이런 변요한의 커리어는 2022년 정점을 찍었다. 변요한은 ‘한산: 용의 출현’(2022)으로 ‘메이저 3대 시상식’이라 불리는 대종상, 청룡영화상, 백상예술대상에서 모두 남우조연상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변요한은 부담을 전혀 느끼지 않고 있는 듯했다. “‘그녀가 죽었다’ 촬영이 수상 전이었어요. 수상을 하기 전에도, 한 후에도 촬영을 하는 저는 어떤 변화도 없었어요. 그리고 ‘한산’보다도 자신 있습니다. 아마 시사회에 오실 김한민 감독도 보면 깜짝 놀라실 거예요.”
◇ 변요한의 팬, 감독이 되다
“변요한 배우가 제 각본을 재밌게 읽어 주시고 참여해주셔서 성덕이 됐어요.”
‘그녀가 죽었다’는 영화 ‘맨홀’(2014)을 시작으로 ‘치외법권’(2015), ‘덕구’(2018) 등의 제작에 참여했던 김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다. 89년생인 김 감독은 이 작품 촬영을 시작하던 2020년엔 31세였다. 주연인 신혜선과 동갑이고 변요한과 이엘보다는 각각 3살, 7살이나 어리다.
배우들은 입을 모아 김 감독을 ‘천재’로 불렀다. 변요한과 신혜선은 “천재보다 더 높은 칭호가 있다면 붙여주고 싶다” “자신의 일을 즐기는 것과 의도를 영화에 그대로 녹여내는 천재들의 능력을 가진 것 같다”고 평했다.
이러한 평가에 “쥐구멍에 숨고 싶다”며 민망해 한 김 감독은 “당초 예정보다 개봉이 2년 정도 밀렸는데, 오히려 원래대로 순조롭게 개봉했다면 스스로 건방져졌을 것 같다. 그래서 그 시간이 오히려 생각할 시간이 됐다. 촬영할 때는 몰랐는데 돌아보니 (영화를 만드는) 모든 과정이 기적이었따”고 말했다.
김 감독은 변요한을 캐스팅한 이유를 팬심이라고 설명했다. “원래 변요한 배우의 팬이에요. 출연하셨던 영화 ‘들개’(2014)랑 ‘소셜포비아’(2015)를 보면서 ‘저 사람은 어떻게 저렇게 연기를 하나’ ‘눈으로 다 얘기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팬이 되고 변요한 배우가 출연한 작품들을 다 찾아보기까지 했었는데, 제 각본을 재밌게 읽어 주시고 참여해주셔서 ‘성덕’이 됐어요.”
김 감독은 영화를 소개하며 “캐릭터가 정상적이지 않다”고 수차례 말했다. 변요한 역시 “한국 영화에서 보지 못했을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김 감독은 내레이션 사용과 공간 연출에 집중했다. 김 감독은 “영화에서 내레이션을 많이 썼다. 캐릭터들이 정상적이지 않고 음흉한데다 끊임없이 자기 행동을 합리화는 비호감 캐릭터다. 그들의 행동을 미화하려는 생각은 없었고, 구정태와 한소라에게 관객분들이 상황적 이입들을 할 수 있도록 내레이션을 통해 ‘저 사람의 변명을 계속 들려주자, 그래서 그들의 생각을 알게 하자’는 생각이었다”고 했다.
또한 김 감독은 구정태만이 알고 있는 그의 창고를 ‘한눈에 봐도 뜨악스럽고 소름끼치는 공간’이라고 정의했다. 김 감독은 “저는 이 창고를 구정태의 일기장이라고 생각했다”며 “나는 일기를 쓸 때 누가 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문장을 다듬는다. 그래서 구정태도 누가 볼거라 생각하고 가져다 놓은 1차 공간이 있는데, 창고는 아무도 못 봐서 자신이 신성시 하는 2차 공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벽지를 가져오는 것도 그때 자기가 방문한 집을 기억할 수 있게 가져오는 거다. 그 창고를 저는 ‘구정태의 컬렉션 룸’이라 본다”고 말했다.
‘무겁지만은 않은 경쾌한 스릴러.’ 자기 영화에 남긴 김 감독의 한 줄 평이다. 김 감독은 “어쨌든 스릴러라는 장르다보니 톤다운을 할 수 밖에 없었지만, 변요한 배우가 유머러스하고 특이한 시도를 많이 했다. 생각하지 못했던 이상한 웃음이 나는 테이크가 있었는데 그게 구정태와 너무 찰떡이었고 웃을 수밖에 없었다. 지루하지 않고 재밌다”고 자신했다. 마지막으로 변요한은 “김세휘 감독이 왜 천재인지 영화로 증명하겠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녀가 죽었다’는 다음 달 개봉 예정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