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재무장관 공동 구두개입 원·달러 1380원대로 물러나 엔·달러 소폭 하락에 그쳐 깜짝 반등 원·엔 다시 900원 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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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강세에 원화와 엔화가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다. 전날 달러 대비 원화값은 17개월만에 1400원을 터치했고, 엔화는 3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다만 전날 공식 구두 개입에 이날 한일 재무장관이 공동으로 구두 개입에 나서며 원화값은 일단 진정되는 모습이다. 반면 엔화값 변화는 미미하다. 이 결과 2개월 반만에 900원대로 깜짝 반등했던 원·엔은 다시 900원 밑으로 내려왔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각)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가 열린 미국 워싱턴에서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과 면담을 갖고 최근 원화와 엔화 가치 하락에 우려를 공유하고 급격한 외환시장 변동에 따른 적절한 조치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구두 개입 효과는 엇갈리고 있다. 이날 오후 1시30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큰 폭으로 떨어져 전일대비 9.4원(0.67%) 하락한 1385.1원에 거래 중이다. 반면 같은 시각 엔·달러는 154.66엔으로 전일대비 0.03% 내린데 그쳤다.
원화값 강세폭이 엔화보다 크면서 원·엔 재정환율도 낮아지고 있다. 전날 1400원대까지 치솟은 원화값에 지난 2월2일(903.51원) 이후 2개월 반만에 900원대로 올랐던 원·엔은 이날 오후 1시 30분 현재 895.7원으로 내려온 상태다.
시장에서는 최근 원화값이 상대적으로 가파르게 떨어진 만큼 구두 개입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고 풀이한다. 최근 펀더멘탈에 비해 과도하게 하락한 만큼 반등도 크게 나타났다는 해석이다.
이달 1일부터 16일까지 연준의 금리 인하 후퇴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작용하며 달러지수는 1.77% 올랐다. 이에 따라 엔화 가치는 2.21%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원화는 3.41% 약세를 보이며 더 떨어졌다.
국내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경계심이 컸다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수시로 구두 개입에 나서온 일본에 반해 우리나라의 구두 개입은 2022년9월15일 이후 18개월 만에 이뤄지면서다.
전날 외환당국에 이어 이날 오전에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외신 인터뷰를 통해 “변동성은 다소 과도”라며 “안정화 조치에 나설 수단은 충분하다”며 개입성 발언을 보였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구두 개입이 오랫만에 나온 반면,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 해제를 전후로 구두 개입성 발언이 수차례 나왔음에도 실개입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원·엔은 달러값 변동에 동시에 영향을 받으며 한동안 900원대 전후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 연구원은 “최근 아시아통화 동조 현상이 강화되며 원화와 엔화는 달러 강세에 비슷하게 반응하고 있다”면서 “한동안 현 수준인 800원 후반에서 900원대 초반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