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운영 홈페이지〉 청년 목돈 마련 지원을 위해 부산시가 운영 중인 ‘부산청년 기쁨두배 통장’의 홈페이지(boogi2.kr) 화면. 경찰은 최근 이 사이트를 모방한 웹사이트가 운영돼 금융사기 범죄 등이 의심된다는 부산시의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부산시 홈페이지 화면 캡처
부산경찰청은 특정 인터넷 웹사이트가 범죄 목적으로 운영 중인지 확인해달라는 부산시의 신고를 접수하고 최근 수사에 착수했다고 17일 밝혔다. 부산시는 부산경제진흥원과 운영 중인 ‘부산청년 기쁨두배 통장’(부기통장) 홈페이지(boogi2.kr)와 유사한 웹사이트 2곳이 발견됐다며 수사를 의뢰했다. 부산시는 최근 모방 웹사이트 접속을 주의해달라는 안내 글을 부기통장 홈페이지에 올렸다.
부기통장은 청년이 저축으로 목돈을 마련하도록 돕는 사업이다. 청년이 10만 원을 입금하면 부산시가 10만 원을 더 통장에 입금해주는 방식으로 저축액을 불려줘 청년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과 인천 등의 광역자치단체에서도 비슷한 정책이 시행 중이다.
두 사진 모두 모방 웹사이트. 부산시가 운영 중인 홈페이지와 유사한 디자인으로 ‘청년희망 기쁨두배 통장’이라며 휴대전화 접속을 유도하는 모방 웹사이트. 경찰은 해당 홈페이지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해당 웹사이트 화면 캡처
경찰이 수사 중인 모방 웹사이트의 명칭도 ‘청년희망 기쁨두배 통장’으로 부기통장과 비슷하다. 유사 웹사이트 초기 화면에 안내되는 ‘저축도 두배, 기쁨도 두배’라고 적힌 정책 소개 문구 역시 부기통장과 일치한다. 메뉴 구성과 배치 등 디자인도 동일한 형태로 제작됐다. 부기통장은 갈매기를 형상화한 부산시의 소통 캐릭터 ‘부기’지만 모방 웹사이트에선 청룡 캐릭터가 등장한다.
현재 웹사이트는 휴대전화로 접속되지 않도록 조치됐다. 하지만 언제 웹사이트가 개설됐고 실제 금융사기 피해자가 발생했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30대 여성 김모 씨는 “컴퓨터로 청년 지원정책을 검색하다가 모방 웹사이트를 알게 됐다”며 “악성코드가 설치되거나 피싱 범죄에 악용될 까봐 접속하진 않았지만 실제로 피해자가 발생했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