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16일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가 이달 중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경쟁 촉진법’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내년 시행을 목표로 준비된 법안은 아직 구체적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일본 언론들은 “사실상 운영체제(OS) 시장을 장악한 애플과 구글이 규제 대상”이라고 전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에 따르면 해당 법안은 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정보기술(IT) 기업이 경쟁자를 밀어내기 위한 불공정 행위를 못 하도록 관리·감독할 권한을 부여한다. 불공정 행위가 벌어지지 않더라도 사전에 감시를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한다. 닛케이아시아는 “일본의 첫 ‘사전 규제’ 법안”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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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검색 결과에서 자사 서비스를 경쟁 업체보다 우선 노출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지난달 유럽에서는 비슷한 법안인 DMA 시행을 앞두고 구글 등이 이런 ‘우대 행위’를 시정했다. 과거 구글은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해 항공권을 검색하는 고객들에게 자사 항공권 플랫폼 ‘구글 플라이트’를 주로 노출시켰지만 이제는 타사 플랫폼과 구글 플라이트가 나란히 뜬다.
법안대로 확정되면, 법을 위반할 경우 연간 일본 내 매출의 최대 20%에 이르는 과징금을 물릴 수 있다. 위반이 반복되면 과징금이 매출의 30%로 불어난다. 현재 일본 독점거래법상 과징금 부과 규정은 위반 행위 관련 매출의 최대 6%로, 현행법보다 제재 강도가 훨씬 세진다.
법안에는 신속한 정부 개입을 가능하게 하는 장치들도 담겼다. 기업은 해마다 공정위에 준법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공정위가 위반 행위를 적발했을 때 필요하다면 위반 행위에 대한 긴급 영업중단 명령을 법원에 요청할 수 있다.
최근 세계 각국은 거대 플랫폼 기업을 겨냥한 규제를 마련하고 있다. 디지털 산업은 움직임이 빨라 기존의 반(反)독점 규제로 규율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일본도 유럽의 DMA를 적극 벤치마킹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영국이나 호주 등도 유사한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정부가 비슷한 내용의 ‘플랫폼 공정 경쟁 촉진법(플랫폼 경촉법)’ 도입을 시도했으나 현재 도입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