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환급률-절세 효과’ 등 부풀려 “저축 목적 가입, 적합하지 않을 수도”
중소기업 대표 A 씨는 계약 후 5년이 지나면 수익률이 125%에 달한다는 보험설계사의 말을 믿고 월 보험료 64만 원인 경영인 정기보험에 가입했다가 낭패를 봤다. 계약 후 15년이 지나도 해약 환급률이 101%에 그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것이다. 5년이 지난 시점의 실제 환급률은 약 80%였고, 계약 당시 안내자료는 설계사가 임의로 제작한 불법 미승인 자료였다.
17일 금융감독원은 경영인 정기보험에 대한 소비자 주의 경보를 발령한다고 밝혔다. 모집 과정에서 설계사들이 ‘높은 환급률’과 ‘절세 효과’를 부풀리거나 거액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확대하고 있어 불완전 판매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경영인 정기보험은 중소기업 대표 등 법인의 임원을 피보험자로 두고 사망 보험금 등을 지급하는 보장성 보험이다.
금감원은 해당 상품을 저축 목적이나 법인세 절감 등 절세 목적으로 가입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해약 환급률이 100%에 도달하기까지 10년 이상 소요되고, 법인이 낸 보험료 역시 세법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예상치 못한 과세 부담이 발생할 수 있는 탓이다.
금감원은 “위법행위가 적발된 보험사에 대해서는 등록취소 등 엄정한 제재를 취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