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양정철 기용설’ 당정 파열음 여권 원로들 “당과 깊게 상의해야” 안철수는 “좋은 분들, 협치에 무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국민의힘·국민의미래 당선자총회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4.16/뉴스1
“협치가 아니라 선을 넘은 것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선 문재인 정부 출신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각각 국무총리와 대통령 비서실장 후보로 검토된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보수 지지층의 비토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이 같은 반발이 분출했다. 친윤(친윤석열) 핵심 의원들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골 때린다”는 거친 발언까지 나왔다. 비윤(비윤석열)계에서도 “임명하려면 대통령이 탈당하라”는 당정 간 파열음이 터져 나왔다. 여권 원로들도 “당과 깊게 상의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원조 친윤’으로 꼽혔던 권성동 의원은 공개적으로 “당의 정체성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인사는 내정은 물론이고 검토조차 해서는 안 된다”며 “자신을 부정하면서 상대에게 맞춰 주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검토한 적 없다’는 대통령실 공식 입장에 대해서도 “메시지 관리의 부실함을 드러낸 것이다. 상당히 아쉽다”고 지적했다. 한 친윤 핵심 의원도 “너무 나간 것 같다”고 했다.
여권 원로 가운데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유흥수 전 의원은 이날 상임고문단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연정이 전제됐을 때 가능하지만 그런 것 없이 (민주당) 당직을 가졌던 사람을 요직에 앉힌다는 건 생각할 수 없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한 여권 원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정권의 키를 쥐었던 양 전 원장이 비서실장이 된다는 것은 내키지 않는다”며 “(김대중 정부 초대 대통령비서실장인) 김중권 전 실장처럼 원만하고 야당에서도 인정할 수 있는 분을 더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에선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대표를 원치 않는 세력과 정계 개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김용태 당선인은 “(임명이 현실화할 경우) 정계 개편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민주당 내에서도 이 대표를 원치 않는 합리적인 분들과 함께하는 정계 개편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협치 차원에서 긍정적’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안철수 의원은 “(거론되는 인사가) 다 좋은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여야 협치의 차원에서 무난하다고 본다”고 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