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마무리 투수 김원중은 2024시즌 초반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자이언츠가 악착같이 따라붙어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곧바로 마무리 투수 김원중(31)이 무너졌다. 연패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썼던 과정은 사라졌고 허탈하고 씁쓸한 패배만 남았다.
최하위 롯데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에서 9회말 김원중이 흔들려 5-6으로 졌고, 8연패 수렁에 빠졌다. 9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매번 지고 있다.
이 경기만큼은 연패 탈출의 희망이 보이는 듯했다. 무기력한 모습으로 일관하던 롯데는 두 번이나 동점을 만들며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하지만 일주일 만에 마운드를 밟은 마무리 김원중은 첫 타자 박해민에게 안타를 맞은 뒤 급격히 흔들렸다. 신민재와 홍창기를 연속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결국 안익훈에게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허용했다.
김원중의 시즌 2패째. 문제는 이런 게 처음이 아니다. 롯데 팬은 마치 24일 전 경기를 다시 보는 듯했다.
김원중은 3월 24일 SSG 랜더스전에서도 어이없게 패전을 당했다. 롯데는 0-6으로 끌려가던 9회초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해 6-6 동점을 만들었지만, 김원중이 9회말 첫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고 고개를 숙였다. 이 충격적 패배는 올 시즌 롯데의 초반 행보가 꼬인 출발점이었다.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 투수 김원중은 2024시즌 초반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는 뒷문 걱정만큼은 없을 듯 보였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107세이브를 거둔 김원중이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원중은 올 시즌 종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취득하기 때문에 ‘예비 FA’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롯데 팬은 김원중이 등판할 때 마음 편히 지켜볼 수가 없다. 마무리 투수라고 매번 깔끔한 투구를 펼칠 수는 없다. 안타를 맞을 수도 있고 주자가 쌓일 수도 있다. 다만 김원중은 주자가 있을 때마다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하다는 게 문제다.
김원중은 살얼음판을 걷는 경기가 많았다. 3월 31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9회초 7-7 동점 상황에서 2사 2, 3루로 벼랑 끝에 몰렸고, 첫 세이브를 올린 2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만루 위기를 자초하기도 했다. 10일 삼성전에서는 8회초 7-6 리드 상황에서 동점 적시타를 맞더니 계속 흔들려 만루 위기에 직면했다.
김원중이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펼친 경기는 6일 두산전으로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당시 팀이 8-1로 크게 앞선 상황이었다. 박빙의 상황에서는 안정감과 위압감 있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올 시즌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어 FA 대박까지 꿈꿨을 텐데, 개막 한 달 동안 김원중은 미덥지 않은 모습으로 자신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