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및 참석자들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성교 건국대학교 행정대학원 특임교수, 김용태 국민의힘 경기 포천시가평군 당선인, 윤 의원,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 박상병 시사평론가. 2024.4.18 뉴스1
“21대 총선 결과보다 낫다는 정신승리를 해선 안 된다. 궤멸적 패배를 당했음에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것은 희망 회로, 거의 신의 영역에 가깝다.”(김재섭 당선인·서울 도봉갑·37)
“국정운영 방향은 대체로 맞았지만 운영 방식이 거칠었다. 보수 재건의 길은 야당과 대화하고 권위주의를 버리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김용태 당선인·경기 포천-가평·34)
22대 총선에서 수도권에서 당선된 30대 청년 초선인 김재섭, 김용태 당선인은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에서 ‘공정과 상식’이 무너진 대통령실과 ‘영남 자민련’으로 쪼그라든 당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 122석 중 19석만 건진 참패에도 여전히 영남 중심의 당 주류 세력이 ‘수도권 폭망’ 상황을 외면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김재섭 국민의힘 도봉갑 당선인. 2024.04.11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김재섭 당선인은 “냉철한 복기를 하는 것이 먼저 돼야 한다”며 참패 이후에 나온 ‘희망론’을 꼬집었다. 친윤계인 박수영 당선인이 15일 “참패는 했지만 4년 전보다 의석은 5석 늘었고 득표율 격차는 5.4%포인트로 줄었다. 3%만 가져오면 대선에 이긴다”고 밝힌 것을 저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김용태 국민의힘 경기 포천-가평 당선인. 2024.04.14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날 세미나는 5선에 성공한 윤상현 당선인(인천 동-미추홀을)이 주최했다. 윤 당선인은 “위기인 줄 모르는 것이 당의 위기”라며 “192석을 야권에 갖다 바친 것 아니냐, 그러고도 이렇게 한가해 보일 수 있냐”고 꼬집었다. 그는 “구조적인 원인은 영남 중심당이라는 한계”라며 “공천받으면 당선되는 상황에서는 공천에 목매고 당 지도부나 대통령에 아무 쓴소리를 못한다”고 했다. 윤 의원은 지난해 8월부터 수도권 위기론을 주장해왔다.
● 당내 소장파 후보 9명 ‘첫목회’ 결성
수도권과 호남 등 여당 험지에 출마했던 소장파 당선인과 낙선 후보 9명이 모여 당 체질개선 방안 등을 논의하는 ‘첫목회(매월 첫 번째 목요일에 모인다)’도 결성했다. 김재섭 당선인을 비롯해 박상수 후보(인천 서구갑)와 박은식(광주 동남을), 이승환(중랑을) 등 9명이다.
박은식 후보는 “총선에서 용산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후보만 당선된 것만 봐도 정권심판론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다”며 “용산과 영남 중심 지도부에 전해지지 못했던 민심을 전달하고 당 정책에도 반영해보자는 취지”라고 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