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대학가 중동전 갈등’ 청문회 샤피크 총장 ‘유대계 편향 발언’ 논란 美대학교수협 “매카시즘 2.0” 비판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이후 미국 아이비리그(동부 명문 사립대)가 반(反)유대주의 논쟁에 휩싸인 가운데 컬럼비아대 총장도 관련 의회 청문회에 섰다. 앞서 반유대주의 타파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하버드대, 펜실베이니아대 총장이 사임하는 사태가 있었다. 이를 의식한 듯 컬럼비아대 총장은 팔레스타인을 응원하는 대표적 슬로건인 ‘강에서 바다까지(from the river to the sea)’를 “위험하다(hurtful)”라고 답해 논란을 빚었다.
미노슈 샤피크 컬럼비아대 총장(사진)은 17일 미 하원 교육·노동위원회 청문회에서 “반유대주의 발언을 하는 교직원들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하마스 지지를 표현했던 객원교수는 다신 우리 대학에서 일하지 못한다”며 “심사 과정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반유대주의 성향의 교직원은 앞으로 채용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샤피크 총장은 이날 지난해 12월 하버드대 총장 등을 대상으로 한 의회 청문회에서 나왔던 ‘유대인 학살 등을 외친 학생들이 대학 윤리강령 위반인가’라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다. 당시 같은 질문에 하버드대, 펜실베이니아대 총장 등이 모호하게 답변한 뒤 비난에 시달리다 잇달아 사임했다. 그는 컬럼비아대가 유대인 폭력을 지지하는 온상이 됐다는 지적에도 “학생 15명이 정학 처분을 받았고, 교수 5명이 강의에서 배제되거나 해임됐다”고 강조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반유대주의와 관련해 수십 개 대학이 조사를 받고 있다”며 “지난 몇 달 사이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강력한 조치를 주저하던 대학들의 접근 방식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알 수 있다”고 평했다. 아이린 멀비 미 대학교수협의회 회장은 “이런 청문회는 ‘매카시즘 2.0’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