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기반 3연임 선거운동 총력 일각 “언론 피한채 거짓 정보 양산”
11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헤드셋을 착용하고 온라인 게임을 하고 있다. 이 모습은 모디 총리가 프로게이머, 게임 크리에이터 등 20대 인도인 7명을 초대해 대담을 나눈 32분짜리 영상에 담겼다. 유튜브 화면 캡처
정치적으로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해 ‘인플루언서 총리’라고 불리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74)가 19일부터 44일간 치러지는 총선을 앞두고 소셜미디어 선거운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총선에는 모디 총리의 3연임이 걸려 있다. 그가 이끄는 인도인민당(BJP)의 압승이 예상되지만 두꺼운 젊은층을 공략하려면 소셜미디어를 소홀히 할 수 없다.
모디 총리는 11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20대 게이머, 인터넷 개인방송 BJ 등 7명의 청년과 소통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서 총리는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는 모바일게임 등을 배우고 가상현실(VR) 기기를 체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모디 총리와 여당 BJP는 젊은 유권자들을 겨냥한 소셜미디어 선거운동에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여 왔다. 처음 집권한 2014년 총선 때도 X(옛 트위터)에서 4000만 명의 팔로어를 거느리며 모디 열풍을 일으킨 게 승리 요인이 됐다.
인도는 선거에서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이 유독 큰 나라로 평가받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총선에서 29세 이하 유권자는 2억 명이 넘어 전체 유권자의 약 20%에 이른다. 인도의 스마트폰 사용자는 7억 명이 넘으며, 2022년 기준 세계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이용량)의 21%가 인도에서 나왔다.
이러한 영향으로 모디 총리는 미 시사주간지 타임에서 ‘세계 최대 민주국가의 인터넷 스타’라고 명명했을 정도로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해 왔다. 정보기술(IT) 매체 레스트오브월드는 “디지털 콘텐츠를 열광적으로 소비하는 사회가 어떻게 정치 구조를 재창조하는지 간과하기 쉽지만, 모디 총리를 보면 이를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너무 소셜미디어에만 치중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언론 노출 등은 피하면서 소셜미디어로 하고 싶은 말만 한다는 비판이 있다. 지난달 BJP는 “모디 총리가 인도 유학생의 귀국을 위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시 중단시켰다”는 거짓 광고 영상을 제작해 논란이 됐다. 영국 BBC 방송은 17일 “많은 인도 청년이 이를 의심하지 않고 받아들였다”며 “모디 총리는 사람들이 거짓을 진실이라고 믿도록 만드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고 꼬집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