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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이슬람 사원 짓겠다는 유튜버…땅 주인 “계약해지 요청”

입력 | 2024-04-19 09:47:00

토지 매매 계약서를 들고 있는 유튜버 다우드 킴. 유튜브 갈무리


55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한국인 무슬림 유튜버 ‘다우드 킴’이 인천 영종도의 한 부지를 매입해 이슬람 사원을 짓겠다고 밝힌 가운데, 그에게 땅을 판 전 주인이 계약 해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연합뉴스TV에 따르면 전 땅 주인인 A 씨는 “계약은 했는데 부동산에다 해약하라고 그랬다”며 “나중에 알아보니까 컨테이너 갖다 놓고 유튜브 방송을 한다고 그러더라. 그래서 그것도 안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관할 구청도 “해당 부지의 이슬람 사원을 짓긴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구는 다우드 킴이 건축 허가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하면서도 해당 부지에 종교집회장을 건설하기가 쉽지 않다고 봤다.

개발행위 허가 심의 때는 주변 환경을 모두 고려하는데 이 부지 인근 도로 여건 등이 여의찮아 종교집회장 허가가 어려울 수 있다는 취지다.

다우드 킴이 매매 계약을 체결한 토지는 자연녹지지역으로 건폐율 20%, 용적률 최대 80%여서 만약 허가가 나더라도 65∼100㎡의 소규모 건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구 관계자는 “다우드 킴이 토지 매매 계약만 체결했을 뿐 소유권은 아직 확보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건축 허가를 신청한다면 근린생활시설 상 종교집회장으로 들어올 텐데 주변 여건을 모두 고려했을 땐 현재로선 허가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우드 킴은 1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인천 영종도의 한 부지를 매입했다는 소식을 알리며 이곳에 이슬람 사원을 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자신의 계좌번호를 공개하며 후원금 기부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슬람 사원 건립에 반대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영종도 주민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는 ‘이슬람 종교 시설이 들어오는 것은 주민 생존권 문제다’ ‘인근에 교도들이 몰릴 우려가 크다’는 등 의견을 내비쳤다.

논란이 일자 다우드 킴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외진 곳에 있고 규모가 작아 주변에 피해가 가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한편 국내에서 이슬람 사원 건립이 추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대구에서도 2021년부터 북구 대현동 주택가에 이슬람 사원 건립이 추진돼 주민들이 돼지머리를 두고 반대 시위를 벌이는 등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