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사관 피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 본토 공습을 감행한 이란이 자국 핵시설을 이스라엘이 공격할 경우 똑같이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핵 안보 책임자인 아마드 하그탈랍 사령관은 18일(현지시간) 이란 타스님 통신에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우리 핵 시설을 공격한다면 반드시 반격하겠다”고 말했다.
하그탈랍 사령관은 이어 “이스라엘의 핵시설이 식별됐고 우리는 방아쇠를 누를 수 있다”면서 “강력한 미사일로 이스라엘의 ‘지정된 목표물’을 파괴할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핵 교리와 정치 등에 대한 재검토는 전적으로 가능하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1일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공습으로 이란 혁명수비대 고위간부 등 13명이 숨지자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한 이란은 14일 새벽 이스라엘 본토에 보복 공격을 감행했다. 이란이 5시간 동안 이스라엘에 발사한 탄도·순항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는 약 330대였다.
이 중 99%는 이스라엘군과 중동 주둔 미국·영국군에 의해 격추돼 피해는 미미했다. 그럼에도 그간 예멘의 후티반군과 레바논 헤즈볼라 등 자신들의 대리 세력을 내세웠던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직접 공격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 중동 긴장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란은 이번 공습으로 영사관 피격에 대한 보복은 모두 종료됐다는 입장이지만, 이스라엘은 긴급 전시내각 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15일 회의에선 이란을 상대로 타격을 가하되 미국 등 동맹의 우려를 고려해 전면전으로 치닫는 방식은 피한다는 원칙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근거로 일각에선 이란의 핵시설을 타격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이스라엘은 과거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이란의 ‘핵 야심’을 방해했고, 1981년 이라크의 오시라크 원자로를 2007년에는 시리아 원자로를 폭격한 바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스라엘과 이란 양측에 자제를 촉구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안보리 회의에서 “피비린내 나는 보복의 악순환을 끝내야 할 때”라며 “국제사회는 민간인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중동 전체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 행동을 막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