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사 1곳, 이란 지사 직원 철수 결정 "사태 장기화시 수주 차질·자잿값 인상 우려" "중동 지역 임직원 신변안전 관리에도 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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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이란의 정면 충돌로 인해 중동 지역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점점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택시장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던 주요 대형 건설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이란에 지사가 위치한 한 건설사는 직원 철수 결정을 내리는 등 긴밀한 대응에 나섰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이날(현지시각 18일) 이스라엘 미사일이 이란의 한 시설을 타격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중동 지역에 포진한 지사와 현장 직원들을 통해 피해 현황 파악에 나섰다. 현재까지 우리 기업이 받은 직접적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이란에 지사가 설립된 한 대형 건설사의 경우 안전을 위해 직원 철수를 결정했다.
해당 건설사 관계자는 “지사의 위치는 타격 현장과는 거리가 있지만 현재는 안전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일단 한국으로 귀국을 시키고 상황이 안정되면 다시 판단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란에는 이곳 외 지사가 설립된 건설사는 없고, 이스라엘에는 발전기자재 전문기업 1곳이 진출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건설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던 건설사들은 중동 지역에 전쟁이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자 난감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내 A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네옴 등 중동은 중요한 해외 수주 지역”이라며 “중동 정세가 불안하면 수주에 영향이 크고, 유가 급등에 따른 자잿값 인상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B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중동에 수주한 사업장은 있는데 착공한 사업장은 아직 없다”며 “당장의 리스크는 없겠지만 사태 장기화시 원유 및 원자잿값 변동 등 이슈가 있을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C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이란-이스라엘 전쟁으로 (중동 쪽에) 수주 해 놓은 프로젝트들이 차질을 빚게 되면 직접적으로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원자재 가격이 인상될테니 간접적으로도 악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국내 건설사들이 중동 지역의 전쟁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국내 해외건설 수주 비중의 절반 가까이가 중동 국가들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해외건설협회의 ‘해외건설 수주실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총 183개의 건설사들은 올해 1분기 전 세계 63개국에서 171건의 수주를 따내 55억2000만 달러(한화 약 7조6286억원)의 누적 해외수주액을 기록했다.
이중 대부분은 주로 중동 지역에서 나왔다. 통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중동 지역 수주액은 24억달러로 전체의 44%를 차지했다.
이처럼 오일머니를 토대로 한 중동 지역의 초대형 프로젝트는 최근 침체에 빠져 있는 국내 건설업계에 단비가 돼 왔으나, 이번 이란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리스크가 커지면서 관련 업계에서는 우려 섞인 시선으로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