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용산 대통령실서 만나자” 제안 李 “초청 감사… 가급적 빨리 만나자” 尹 직무수행 긍정 23% 취임후 최저
4·19혁명 64주년 분향 윤석열 대통령이 제64주년 4·19혁명 기념일인 19일 공식 기념 행사에 앞서 오전 8시 서울 강북구 국립4·19민주묘지를 찾아 먼저 분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아래쪽 사진)는 두 시간 뒤인 오전 10시 기념식을 마치고 같은 장소에서 분향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통화에서 “다음 주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나자”고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4·10총선 참패 후 야당과의 협치 필요성이 커진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먼저 만남을 제안함에 따라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사실상 전무했던 여야 협치의 물꼬가 트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도운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19일 오후 4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어 “윤 대통령이 이날 오후 3시 반 이 대표와 5분가량 통화하면서 이 대표 등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며 ‘다음 주 형편이 된다면 용산에서 만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통화는 참모들이 배석한 가운데 스피커폰을 통해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대화를 나누는 형태로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일단 만나 소통을 시작하자. 자주 차를 마시고 식사와 통화로 국정을 논의하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서실장과 후임 총리 지명 인선이 지연돼 통화와 만남 제안이 늦어진 데 대한 양해도 구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통화는 이 대표가 당 대표에 당선된 2022년 8월에 이어 두 번째다.
이 대표는 통화에서 “초청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대통령께서 마음을 내주셔서 감사하다. 가급적 빨리 만나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대통령이 하는 일에 저희(야당)가 도움이 돼야 한다”며 국정 협력의 뜻을 밝혔다. 이 대표는 영수회담에서 자신이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전 국민 1인당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尹 직무평가 긍정 23%-부정 68%… 박근혜 前대통령 비선실세 논란때와 비슷
총선뒤 “긍정” 11%P↓… 취임후 최저
보수 텃밭 TK서도 긍정 35% 그쳐
부정평가 원인 물가-소통 미흡 順
총선 56자 메시지-인선혼선 악영향
보수 텃밭 TK서도 긍정 35% 그쳐
부정평가 원인 물가-소통 미흡 順
총선 56자 메시지-인선혼선 악영향
與 낙선 후보들 “당 쇄신 앞장” 22대 총선에서 낙선한 국민의힘 후보들이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 원외조직위원장 간담회에서 허리 숙여 사죄 인사를 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결의문을 내고 “당을 쇄신함에 있어 모두 앞장서겠다”며 “민생 중심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보수·TK까지 등 돌려
이번 여론조사에서 부정 평가 이유는 ‘경제·민생·물가’(18%), ‘소통 미흡’(17%) 등의 순이었다. 소통 미흡 응답은 직전 조사보다 10%포인트 올랐는데, 4·10총선 참패 후 56자 분량에 그친 대국민 메시지와 ‘일방 소통’으로 지적된 16일 국무회의 모두발언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인선을 두고 이어진 혼선도 악재로 작용했다.
총선 직후 진행된 다른 조사에서도 윤 대통령 지지율이 2주 전보다 11%포인트 내린 27%로 나타났다. 전국지표조사(NBS) 조사 기준으로도 취임 후 최저치다. 여론조사 기관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15∼17일 3일간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한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에서도 긍정 평가가 27%, 부정 평가가 64%였다. 2주 전 직전 조사보다 긍정 응답이 11%포인트 떨어졌고, 부정 응답은 9%포인트 상승했다.
총선 참패와 소통 미흡 등 악재가 겹치면서 전통 지지층인 보수성향의 이탈 조짐도 드러났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보수성향 응답자의 45%가 윤 대통령을 긍정 평가했는데, 직전 조사(65%)보다 20%포인트 폭락한 수치다. 보수 텃밭 대구·경북(TK)에서도 긍정 평가는 35%에 그쳤다. 직전 조사(49%) 대비 14%가 떨어졌다. 반대로 부정 평가는 54%로 직전 조사보다 15%포인트나 상승했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고령층 이탈도 보인다. 60대 응답자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32%)는 직전 조사(46%) 대비 14%포인트 하락했다. 70대 이상 응답자의 긍정 응답(47%)도 직전 조사 결과(65%)보다 18%포인트나 떨어졌다.
● 총선 참패 후유증에 국정 동력 회복 난망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더 하락할 경우 국정 동력 회복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공개된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23%)은 박근혜 전 대통령 때 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 의혹이 막 불거진 시기보다도 2%포인트 낮은 수치다. 한국갤럽이 2016년 10월 2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25%였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