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에서 기술주 투매 현상이 발생하는 등 미증시가 정점을 찍은 듯한 조짐이 보이고 있다.
최근 미국의 대표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대표적 기관투자자인 연기금들이 주식에서 자금을 빼내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기금이 주식을 팔고 채권을 사는 것은 전형적인 주가 고점 신호다.
이 같은 사실을 증명이라도 하듯 19일(현지시간) 미국증시에서 기술주 투매 현상이 발생했다.
연내 금리 인상이 불발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등 금리 인하가 더욱 연기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금리에 상대적으로 민감하고, 그동안 많이 오른 기술주 투매 현상이 나온 것이다.
엔비디아 일일 주가추이 - 야후 파이낸스 갈무리
이날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전거래일보다 10% 폭락한 762.00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시총도 1조9050억 달러로 줄어, 시총 2조달러가 붕괴됐다.
이날 엔비디아와 관련, 특별한 악재는 없었다. 월가에서 기술주 투매 현상이 나오면서 그동안 가장 많이 오른 엔비디아 주가가 폭락한 것으로 보인다.
이뿐 아니라 미국 최대 반도체 업체 인텔이 2.40%, 미국 최대 D램 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4.61%, 대만의 TSMC가 3.46% 각각 급락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일일 추이 - 야후 파이낸스 갈무리
◇ 슈퍼 마이크로 23% 폭락 : 엔비디아가 10% 폭락하자 또 다른 AI 대표 수혜주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이하 슈퍼 마이크로)도 23% 폭락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슈퍼 마이크로는 전거래일보다 23.14% 폭락한 713.65달러를 기록했다.
그런 AI 업체가 엔비디아가 10% 폭락하자 23% 이상 폭락한 것이다. 이는 이날 기술주 투매 현상을 잘 보여주는 ‘삽화’로 풀이된다.
슈퍼 마이크로 일일 주가추이 - 야후 파이낸스 갈무리
MS는 지난 1월 25일 마감가 기준으로도 시총 3조달러를 돌파, 애플에 이어 미국 기업 2번째로 ‘시총 3조달러 클럽’에 가입했다. 또 아이폰 판매 감소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애플을 제치고 미국 1위 시총 기업에 등극했었다.
MS는 이후 시총 3조달러를 꾸준히 지켜왔으나 이날 1.27% 하락함에 따라 시총 3조달러가 붕괴했다. 이 또한 기술주 투매를 상징하는 ‘삽화’라고 할 수 있겠다.
기술주 투매는 미증시가 정점을 쳤다는 또다른 신호로 보인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