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 /뉴스1
음주운전을 하던 50대가 무면허로 운전하던 수배범의 차를 들이받아 나란히 법정에 서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A 씨(52)는 지난해 7월 5일 오전 2시50분께 대전 서구의 한 도로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가 신호 대기 중이던 B 씨(54)의 차를 들이받았다.
당시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의 2배에 달하는 0.16%였다.
결국 C 씨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 “제가 운전했다”고 거짓말을 했다가 이들과 함께 재판을 받게 됐다.
1심 재판부는 A 씨와 B 씨가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각각 3회, 5회 있는 점과 상해에 대한 합의 여부 등을 고려해 A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B 씨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각각 선고했다.
C 씨는 대가를 받지 않았고 자수한 점이 참작돼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다.
A 씨와 C 씨는 죗값을 받아들인 반면 B 씨는 형량이 너무 무겁다고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수배 중인 사실 및 무면허운전 사실을 감추기 위해 동승자에게 범인도피를 교사한 것으로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며 “다만 도주치상죄로 실형을 확정받은바 동시에 판결할 경우의 형평을 고려했다”고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대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