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KBO 인사위원회에서 징계 받고 계약 해지 "'우리가 빠져나갈 건'이라는 말은 심판의 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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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위원회(KBO) 인사위원회에서 징계를 받고 심판 옷을 벗게 된 이민호 전 심판이 오심 ‘은폐’나 ‘조작’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표했다.
이민호 전 심판은 지난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전의 심판 조장이었다.
NC가 1-0으로 앞선 3회말 2사 1루에서 NC 투수 이재학은 1스트라이크에서 삼성 이재현에게 2구째 직구를 던졌고 심판은 볼로 판정했다. 그런데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에는 스트라이크로 찍혔다.
심판진은 4심 합의 끝에 NC의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민호 전 심판이 마이크를 잡고 “(이재학의 2구째가) 심판에게 음성이 전달될 때 볼로 전달됐다. ABS 모니터 확인 결과 스트라이크로 판정됐다. NC에서 어필했지만, 규정상 다음 투구가 이뤄지기 전에 어필해야 하는데, 어필 시효가 지났다”고 설명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4심 합의 도중 심판진이 나눈 대화였다. 이민호 전 심판은 문승훈 주심에게 “음성은 볼로 들었다고 하세요. 우리가 빠져나갈 건 그거 밖에 없는 거예요”라고 말하는 내용이 TV 중계로 송출됐다.
KBO는 19일 인사위원회를 개최해 심판에 대한 징계를 심의했고, 이민호 심판과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인사위원회는 ABS 판정 관련 실수 및 부적절한 언행으로 리그 공정성을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이민호 전 심판은 20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은폐 또는 조작하지 않았다고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 ‘우리가 빠져나갈 건’이라고 말한 것은 심판들이 쓰는 은어다. 심판들끼리 빠르게 결정하고 경기를 진행하자는 뜻이었다”라며 “은어를 사용하면서 오해가 생겼다. 팬들에게 충격을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민호 전 심판은 “볼로 들었다고 하세요”라고 말한 부분에 관해 “최종 결정을 하는 과정이었다. 그 전에 이미 심판과 3루심에게 2~3차례 확인을 했었다. 팀장으로서 빠른 결정을 내려야 했다. 주심이 볼로 들었고, 3루심은 음성 인식이 되지 않아서 매뉴얼대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