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이재명의 정치 멘토’로 불리는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을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장으로 임명했다. 그동안 당 공식 직책 없이 주요 사안이 있을 때마다 이 대표에게 조언하는 등 물밑에서 활동했던 이 원장을 본격적으로 등판시켜 차기 대선을 위한 밑작업에 들어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친명(친이재명)계 강경파도 정무 요직에 대거 발탁됐다. 당 내부에선 “노골적인 친명 일색 인선”이라며 “이 대표의 당 장악 선언과 다름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 野 “이한주, 친명 핵심 중 핵심”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이 원장을 비롯해 신임 정무직 인선을 발표했다. 신임 민주연구원장으로 지목된 이 원장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에 당선되기 전부터 알고 지낸 30년 지기다. 이 대표의 대표 정책 중 하나인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이다. 한 대변인은 “총선 민심에서 드러난 개혁 과제를 민주당이 제1당으로서 힘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인선”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소위 말하는 이 대표 주변 ‘경기도 라인’과 ‘성남 라인’ 등 가운데에서도 가장 핵심이 이 원장이라고 볼 수 있다”며 “이 원장도 주변에 이 대표와의 사적 친분을 숨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지난 대선 당시 이 대표 대선 캠프에서 정책 개발을 맡았으며 이후로도 이 대표 주변에 머무르면서 크고 작은 조언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요 친명 후보들의 후원회장을 맡으며 지원사격하기도 했다. 당 관계자는 “이 대표의 정책적 멘토일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큰 도움을 주고 있는 인물”이라고 했다.
지난해 민주당이 혁신위원회를 꾸리는 과정에서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을 혁신위원장으로 추천한 인물도 이 원장으로 알려져 있다. 이 이사장은 혁신위원장 임명 9시간 만에 과거 ‘천안함 자폭설’ 발언 등이 논란이 돼 자진 사퇴한 바 있다.
● 정무 요직에도 ‘친명 색채’ 강화
이 대표는 이 밖에도 이날 정무 당직 인선에 친명 인사들을 전진 배치했다. 당 살림을 총괄하는 사무총장에는 총선 과정에서 조직사무부총장을 맡은 친명 김윤덕 의원을 발탁했으며 정책위의장은 진성준 의원에게 맡기기로 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