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안지구서 민간인 폭력 행사 논란 제재땐 무기-자금 등 미군 지원 끊겨 EU도 인권침해 혐의 이 정착민 제재
이軍, 서안지구 순찰 이스라엘군이 19일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완전 무장한 채 순찰하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해당 지역 난민촌에서 지상작전을 벌여 무장세력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툴캄=신화 뉴시스
서로 본토를 공격한 이스라엘과 이란의 재충돌 가능성이 여전한 가운데, 미국과 유럽연합(EU)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 등과 관련해 이스라엘에 잇달아 제재 방침을 밝혔다. 미국 등은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유지하면서도 민간인 피해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20일 미국 인터넷매체 액시오스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며칠 내에 이스라엘군 ‘네차 예후다’ 대대에 대한 제재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 정부가 이스라엘 군부대에 제재 방침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제재가 단행되면 해당 부대와 부대원들은 무기나 자금 등 미군의 지원을 받을 수 없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네차 예후다는 초정통파 유대교도로 구성된 특수부대다. 다른 부대가 받지 않는 젊은 급진 우파 정착민들을 수용하는 역할을 한다. 해당 부대는 요르단강 서안지구 점령지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인권을 유린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2년 1월엔 미국계 팔레스타인인 오마르 아사드(당시 80세)가 네차 예후다 대대에 체포된 뒤 사망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국제사회에서 팔레스타인 민간인에 대해 폭력을 행사했다는 비판이 커지자 해당 부대는 지난해 1월 이스라엘 북부 골란 고원으로 주둔지를 옮겨갔다.
미국 역시 레하바 설립자인 벤치 고프스테인에 대한 제재를 19일 발표했다. 고프스테인은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 이타마르 벤그비르의 고문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한편 이스라엘은 20일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 대한 공습을 재개해 어린이 6명을 포함해 9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라파에서의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격퇴 작전을 논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일각에선 이스라엘의 라파 지상군 투입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