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미쉐린(미슐랭) 가이드 서울 2024’에 선정된 서울 마포구의 한 레스토랑이 의료파업에 동참한 관계자들의 식당 출입을 금지한다고 공지해 논란이다.
지난 20일 마포구의 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사장 A 씨는 포털사이트 식당 소식란에 ‘의료파업 관계자 출입 금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 씨는 “의료파업의 본질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며 “촌각을 다투는 응급환자의 경우 신속한 처치가 곧 환자 생명을 좌우한다. 환자 생명을 담보로 놓고서까지 쟁취하려는 게 도대체 무엇이냐”고 했다.
그러면서 “최소한의 직업윤리에 대한 사명감마저 저버리는 행동은 비난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저희는 의료파업에 동참하고 계신 관계자분을 모시고 싶지 않다. 정중하게 사양한다. 이 또한 제 선택과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A 씨는 식당 공식 인스타그램에도 “잠정적으로 당분간 의료파업에 동참하고 계시는 관계자분을 모시지 않는다”고 공지하며 “저는 살면서 단 한 번도 개인적인 이득을 취하기 위해서라면 스스로 생각하는 본질을 손바닥 뒤집듯이 바꿔버리는 기회주의자로 살아온 적이 없다. 어느 때보다 확고한 소신으로 살아갈 것이며 앞으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한 불이익 또한 감수할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끝으로 “인력 부족으로 힘든 환경 속에서도 늦은 밤 새벽까지 애써주신 한양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이비인후과, 흉부외과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의 말씀 올린다”고 했다.
서울 마포구의 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게시물. 인스타그램 캡처
그런가 하면 “시골에서도 미쉐린 먹고 싶은데 미쉐린 취약지역으로 식당 옮겨주실 생각은 없나” “정작 이 가게 저녁 코스요리보다 포경수술, CPR, 대장내시경, 위내시경, 대장용종 절제술 의료 수가가 낮은 게 현실” “미슐랭에 정식 항의하겠다” 등의 반응도 있었다. 해당 식당의 런치 코스는 1인 7만 원, 디너 코스는 1인 12만 원이다.
반면 일부 누리꾼들은 “의료파업 관계자 출입금지 지지한다. 자주 들리겠다” “신념이 너무 멋지다. 기념일에 여기로 가겠다”라며 레스토랑 측을 응원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