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 투자 걸림돌 규제 100개 선정 “기업 현장 애로 개선” 정부에 건의 신규 외국인 근로자 배정 합리화 실버타운 관련 법령 정비도 요구
부동산 개발 업체 A사는 싱가포르 유명 호텔인 ‘마리나베이샌즈’와 같은 쇼핑·숙박·휴양·엔터테인먼트 복합시설 투자를 계획하다 규제에 가로막혔다. 국내 관련법상 시설지구 기준에는 복합시설에 대한 항목이 없고, ‘상가시설지구’로 분류하는 경우 숙박시설을 설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명한 K콘텐츠 지식재산(IP)을 활용해 관광단지 개발을 추진하던 B사도 같은 규제로 사업 길이 막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같이 기업 투자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규제 100개를 ‘2024년 킬러·민생 규제 개선 과제’로 선정해 정부에 전달했다고 22일 밝혔다. 해당 규제들은 대한상의가 1분기(1∼3월) 동안 주요 기업과 지방 상의, 주한 외국 상의 등을 통해 발굴한 것들이다.
킬러 규제 개선안 중에는 지방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를 위한 신규 외국인 근로자(E-9) 배정 점수제 합리화도 포함됐다. 현행 제도상으로는 회사가 구인 노력을 통해 내국인을 많이 뽑을수록 외국인 근로자 쿼터를 배정받게 되는데, 주로 내국인이 기피하는 업종에 외국 인력을 고용해야 하는 지역 기업 상황에 맞지 않는다는 취지다.
국민의 생활 불편을 줄이기 위한 민생 과제들도 다수 꼽혔다. 대표적으로 고령화로 인해 실버타운 등 노인 복지주택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지만 실버타운 내 건강·의료 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이 지적됐다. 고령인 입소자들의 건강을 24시간 관리해야 하는 특성을 고려해 학교 보건실이나 사업장 의무실 수준의 기본 처치나 보건 지도가 가능하도록 관련 법령 정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선불 전자지급수단의 1회 충전 한도를 기존 200만 원에서 500만 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안도 건의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선불 전자지급수단 하루 평균 이용 금액이 지난 5년간 3배 이상 증가하는 등 이미 일상적인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았지만 충전 한도는 15년째 200만 원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상헌 대한상의 규제혁신팀장은 “정부가 최근 한시적 규제 유예 과제를 발표하는 등 과감한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번 건의에 포함된 기업 현장의 다양한 규제 애로에 대해서도 조속히 개선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