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 공원 5곳에 책쉼터 조성 지자체도 야외 독서 프로그램 마련 서울야외도서관 청계천까지 확대 1만2000권 마련해 11월까지 운영
16일 서울 양천구 양천공원 책쉼터에서 주민들이 책을 읽고 있다. 2020년에 조성된 이곳에선 문화예술 강좌 등도 운영해 주민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공원 한가운데 있는 도서관이라 아들과 함께 일주일에 서너 번은 오고 있어요.”
16일 서울 양천구 양천공원 책쉼터에서 만난 김민지 씨(35)는 네 살 된 아들에게 뽀로로 책을 읽어주며 이렇게 말했다. 2020년에 조성된 이 책쉼터는 양천근린공원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어 공원을 찾는 주민들이 잠시 쉬었다 가는 장소가 됐다. 어디서나 공원이 잘 보이도록 통유리 창이 곳곳에 설치돼 있어 자연과 바로 이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소장 도서도 1만 권 가까이 돼 주민들에게 인기다. 이날도 20여 명이 이곳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김 씨는 “바로 앞에 큰 놀이터도 있고, 일반 도서관과 다르게 대화도 가능해서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기 좋다”며 “어린이집에서 하원하면 아이가 먼저 도서관에 가자고 한다”고 전했다.
● 공원 책쉼터·숲속 북카페·책거리 등 조성
이날 양천공원 책쉼터에선 성인 10명을 대상으로 자석 클레이 무드등 만들기 강좌가 진행됐다. 강좌에 참여한 홍영애 씨(64)는 “최근엔 파리공원 책쉼터에서 십자수를 했고, 오늘은 손주에게 주려고 무드등을 만들러 왔다”며 “동네에 손주와 함께 갈 수 있는 도서관이 있어 좋다”고 말했다.
봄 날씨가 찾아오면서 서초구, 강북구 등에서도 이색 야외 독서 프로그램 운영을 시작하고 있다. 강북구는 24일부터 북한산과 인접한 수유1동에 숲속 북카페인 ‘산수유’를 운영한다. 북한산 초입에 있어 주민들이 차를 마시면서 책도 읽을 수 있는 힐링 공간으로 조성됐다. 서초구는 다음 달 25일부터 ‘서초 책 있는 거리’를 운영한다. 국립중앙도서관을 중심으로 누에다리에서 성모병원 사거리까지 510m 구간을 독서문화 특화 거리로 조성한다. 계절에 따라 변하는 거리에 맞춰 북콘서트, 책장터, 독서골든벨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 서울야외도서관 개장… 11월까지 운영
18일 개장한 서울야외도서관도 올 11월 10일까지 휴장 없이 운영한다. 올해로 3년 차를 맞은 서울야외도서관은 서울시민이 뽑은 1위 정책에 꼽힐 정도로 호응이 컸다. 올해는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에 이어 청계천까지 장소를 확대했다.
장소별 변화도 눈에 띈다. 책읽는 서울광장은 1인은 물론 가족이 함께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도록 2, 3인용 ‘빈백’을 비치했다. 또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창의놀의터를 광장 중앙에 조성했고, 책 모양의 서울광장 상설무대도 만들어 연중 다채로운 공연을 진행한다. 책읽는 맑은 냇가는 청계천 도보 양옆으로 벤치를 마련해 청계천 물소리를 들으면서 독서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광장엔 빈백과 텐트용 의자 등을 갖췄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서 1만2000여 권을 야외에 준비했다”며 “올해 서울시가 관광객 3000만 명 방문을 목표로 하는 만큼 시민들과 관광객 모두에게 다가가는 야외 도서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