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으로 중동 긴장이 고조되며 국내 증시가 2% 넘게 하락한 1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2024.4.16. 뉴스1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장기화와 중동 불안이 겹치면서 전 세계적으로 ‘킹달러’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패션·뷰티 기업들이 이 같은 흐름을 내심 반기고 있는 모습이다. 달러 강세로 인한 환이익 수혜를 누릴 수 있어서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원 내린 1379.2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지난 13일(현지 시각) 밤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습하면서 16일 장 중 한때 1400원을 기록하는 등 가파르게 오르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근본적으로 달러화 강세에 따른다. 미국 경제가 ‘나홀로’ 호황을 이어가면서 중앙은행인 연준의 금리인하가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들어서만 7%대 치솟으면서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웃도는 상승 폭을 기록 중이다.
이 가운데 수출을 중심으로 하는 패션 ODM·OEM 업체들은 반색하고 있다. 한세실업(105630), 영원무역(111770), 세아상역, 신원(009270)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 업체의 경우 원단을 만들 때 쓰는 면화 등 각종 원부자재값,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해외 생산기지 인건비가 상승하지만 매출이 달러와 연동되면서 이를 상쇄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미국 수출 비중이 80%에 달하는 한세실업은 강달러 현상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노스페이스 등 해외 바이어로부터 아웃도어·스포츠 의류를 수주받고 해외 현지법인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해 수출하는 영원무역도 총매출이 달러로 연동돼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코스맥스(192820), 한국콜마(161890) 등 화장품 ODM·OEM 업체 역시 같은 이유로 킹달러 현상이 호재로 작용한다.
더욱이 뷰티 제조업체들도 최근 킹달러 현상과 엔저 현상이 호재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화장품 원자재는 일본에서 들여오기에 수출을 중심으로 하는 업체들뿐만 아니라 제조업체도 엔저 효과를 상당히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1분기 화장품 수출액은 23억 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21.7%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