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한 필로폰.(부산경찰청 제공)
필리핀에서 여성용품인 생리대에 마약을 숨겨 국내로 밀반입한 뒤 텔레그램과 가상화폐로만 거래하는 방식으로 마약을 판 일당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부산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필리핀 현지 총책 A씨(42)를 비롯해 밀반입책 5명, 판매책 27명, 구매·투약자 16명 등 총 49명을 검거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중 총책 A씨는 국내 송환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밀반입책 4명, 판매책 12명, 구매·투약자 1명 총 17명을 구속했다.
사건 개요(부산경찰청 제공)
필리핀에서 A씨에게 마약을 건네받은 밀반입책은 이를 여성용품인 생리대에 숨겨 속옷에 부착해 공항을 통과했다.
국내에 들여온 마약류는 지정된 장소에 숨겨두면 판매책이 찾아가고, 판매책 역시 구매자로부터 마약 구매대금을 받고 주택가 전기단자함, 소화전에 숨겨둔 마약류의 위치를 알려주는 일명 ‘던지기 수법’으로 전국에 유통됐다.
특히 이들은 다량의 마약류를 전달할 경우 분실률을 줄이기 위해 아파트 화단의 땅을 파서 은닉하거나 인적이 드문 산, 공폐가, 바위틈에 숨기기도 했다.
구매자들은 ‘아이스’ ‘떨’ 등 마약을 뜻하는 은어를 검색해 인터넷 광고글을 보고 텔레그램을 통해 판매책들과 연락하고, 거래 시엔 추적이 어려운 가상화폐만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압수한 마약류 중에는 환각버섯(사일로시빈 성분) 240g도 포함됐는데 경찰은 국내 재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유통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마약이 밀반입·유통되는 과정을 역추적해 필리핀 현지 총책 A씨를 특정하고, 인터폴, 국정원과 공조해 A씨를 검거했다.
부산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SNS 등 인터넷을 통해 비대면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마약류 거래 단속에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부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