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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병’ 이봉주, 4년 만에 마라톤 다시 달렸다…‘감동’

입력 | 2024-04-23 11:44:00

‘2024 삼척 황영조 국제마라톤대회’에 출전한 이봉주. 강원일보 유튜브 채널 갈무리.


희귀병으로 등이 굽고 허리가 꺾였던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54)가 4년 만에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다시 달렸다.

지난 21일 이봉주는 ‘제28회 삼척 황영조 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했다. 그는 지난 2020년 원인 불명의 통증에 시달리다 ‘근육긴장이상증’ 진단을 받았다. 이후 수술과 회복으로 4년이라는 시간을 보내고 출발선에 다시 선 것이다.

강원일보 유튜브 채널에는 많은 참가자 사이에서 ‘11342′ 번호를 달고 웃으며 달리는 이봉주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이날 이봉주는 약 150m가량을 달리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줬다.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도 이봉주의 곁을 지키며 함께 했다.

이봉주는 “늘 저와 동행하셨던 장인어른이 지난해 11월에 돌아가시면서 함께 못 오게 되어서 아쉽다. 장인어른도 여기 어딘가에 오셔서 축하해주고 계실 것”이라며 “오늘은 제가 삼척의 사위가 된 의미 있는 날, 결혼기념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보시다시피 지난해보다 좋아지고 있다. 계속 좋아지고 있다. 100% 좋아진 건 아니고 60% 정도”라며 “계속 좋아지고 있으니까 앞으로 더 좋아져서 10㎞, 하프, 풀코스까지 완주하는 몸을 만들고 싶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또 그는 팬들에게 “걱정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보시다시피 몸이 많이 회복됐다. 더 회복해서 여러분과 뛰는 그날을 기대해보겠다”고 전했다.

그가 진단받은 ’근육긴장이상증‘은 의지와 상관없이 근육이 굳거나 몸이 뒤틀리는 희귀 질환이다. 특정 근육이 틀어지고 긴장·수축해 비정상적 자세로 신체가 고정되는 질병이며 원인 불명의 허리 경련과 통증도 가중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봉주는 이 병으로 목이 90도로 꺾이고 등이 굽는 등 모습을 보여줘 대중의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그러던 중 2021년 6시간이 넘는 척수지주막낭종 제거 수술을 받았다.

앞서 이봉주는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은메달,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01년 보스턴마라톤대회 우승 등을 하며 ‘불멸의 마라토너’, ‘봉달이’ 등의 애칭이 붙었다.

대한체육회는 그의 이력과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하는 점 등을 높이 평가해 2022년 이봉주를 ‘대한민국 스포츠영웅’으로 선정했다.

이봉주가 2000년 도쿄국제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 7분 20초 기록은 23년째 깨지지 않고 있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