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스팀
우울증 전자약을 개발한 와이브레인의 이기원 대표(왼쪽)와 전자약 임상을 담당했던 박진영 용인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머리띠 모양의 전자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진한 기자 likeday@donga.com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최근 항우울제 위주의 우울증치료제 시장에 새로운 치료법이 등장했다. 와이브레인이 개발한 우울증 전자약 마인드스팀이다. 임상을 담당했던 박진영 용인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마인드스팀을 개발한 와이브레인의 이기원 대표에게 치료법의 원리를 들어봤다.
마인드스팀은 2mA의 미세 전류를 두피를 통해 대뇌피질까지 전달하는 치료법이다. 보통 우울증 환자들의 경우 전두엽 기능이 저하된 것으로 나타나는데 미세전류를 이용해 전두엽을 활성화시켜며 우울증 증상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마인드스팀은 경증 및 중등증의 우울장애 환자 치료를 위해 재택 확증 임상을 통해 병원과 재택 치료 모두 가능하다는 허가를 받았다. 2020년 진행된 국내 임상 결과 6주 동안 매일 30분씩 마인드스팀을 쓰면 경증 및 중등증의 우울 증상이 62.8%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인드스팀은 지금까지 국내 123개 병원에 도입된 상태다. 2022년 6월 비급여 처방 개시 이후 누적 처방 건수는 총 6만 건을 넘었다. 박 교수는 “마인드스팀 치료는 우울증 환자가 전반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치료법이지만 특히 임산부, 수유를 하는 여성, 청소년, 항우울제에 부작용이 있는 환자들에게 항우울제에 대한 대안 치료로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또 “항우울제를 복용해도 실제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한두 달 정도 걸리는데 초반에 항우울제와 함께 전자약을 활용하면 더 빠른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마인드스팀은 부작용에 대해서도 꽤 안전한 치료법”이라고 전했다.
마인드스팀을 병원에서 처방했을 때는 10명 중 1명 정도가 전기 자극 전달 패드가 닿는 피부에 통증이나 피부가 붉게 변하는 경미한 부작용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에 따르면 의사의 처방에 따라 사용 방법을 잘 익히고, 증상이 발생한 경우 의료진과 소통하면 안전하게 사용이 가능하다.
마인드스팀의 또 다른 강점은 디지털 모니터링을 통해 객관적 치료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마인드스팀은 환자 사용 기록이 남기 때문에 실제로 치료를 받았는지 여부를 명확하게 알 수 있고 치료 효과 판정 및 향후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