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경찰청 제공
윤희근 경찰청장이 23일 경찰청장 집무실에 경찰관 8명을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윤 청장은 지난해부터 ‘국민의 평온한 일상 지키기’를 경찰청 주요 정책 목표로 설정하고 각종 정책을 추진해 나가는 한편, 각자의 현장에서 소임을 다함으로써 국민에게 감동을 안겨준 경찰관들과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하며 격려해 왔다.
이날 참석자인 서울 영등포경찰서 이성우 경감은 매월 100만 원가량의 사비를 들여 노숙인들을 돌봐온 것으로 언론에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성우 경감은 근무가 없는 날 관내 지하철역 등에 모여 사는 노숙인들을 만나 끼니와 생활필수품을 제공해 왔다.
불이 난 빌라 안에 갇힌 모녀를 구하기 위해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던 이강하 경위도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이강하 경위가 당시 구조 과정에서 착용하고 있던 근무복이 불에 타면서 경찰청은 이를 계기로 현장 경찰관들이 공무 수행 과정에서 피복·장비가 훼손되면 무상으로 재지급하는 제도를 시행하게 됐다. 재지급되는 피복·장비는 지급 대상자의 헌신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아너박스’에 담아 경찰서장 등이 직접 전달하고 있다.
이강하 경위는 “22년 경찰 근무 중 마주한 가장 큰 화재였지만, 겁먹을 겨를 없이 몸이 먼저 반응했다”며 “지난 2월 ‘아너박스’ 1호 대상자로 선정되었는데, 기존에는 장비·피복이 훼손되더라도 사비로 재구매해야 했던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해 줘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아울러, 헬스장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진 남성을 구조해 화제가 되었던 새내기 경찰관 조유빈 순경도 참석했다. 지난 3월, 중앙경찰학교 제313기 교육을 수료하고 현장에 배치된 조유빈 순경은 “헬스장에 들어오던 순간부터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운동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유심히 지켜보았다. 쓰러지신 모습을 보았을 때는 살려야만 한다는 생각뿐이었는데, 교육과정에서 배웠던 심폐소생술(CPR)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식당에서 저혈당 쇼크에 빠진 노인을 구조한 신희애 경장, 초등학교 앞에서 난동을 피우는 190cm 거구의 주취자를 제압한 김현석 경장, 면밀한 도보 순찰로 특수절도죄 수배자를 특정하고, 추격 검거한 김재욱 경장, ‘집이 쓰레기장 옆’이라는 말을 반복하며 길을 잃은 102세 치매 노인을 위해 관내 모든 아파트 단지를 수소문하여 안전히 귀가시킨 조은성 순경, 16년간 형사로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길에서 주운 신용카드를 이용한 범인을 검거한 김민규 경위 등이 행사에 함께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