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뉴스1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재판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검찰청에서 술을 마시며 진술을 조작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은 23일 이 전 부지사가 법정에서 ‘당시 종이컵에 입만 대고 내려놓아 직접 술을 마시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법정 진술을 공개하며 “허위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수원지방검찰청은 23일 입장문을 내고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사는 23일 유튜브에서 ‘이 전 부지사는 (4일) 법정에서 종이컵에 입만 대고 내려놓아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진술했고, (이 전 부지사가 취했다는 것이 아니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술에 취했다고 말했기 때문에 말을 바꾼 것이 아니다’라는 허위 주장을 추가로 내놓았다”면서 재판 녹취록을 공개했다.
검찰이 공개한 녹취록에서 이 전 부지사는 ‘피고인이 직접 (술을) 마셨습니까’라는 질문을 받고 “그렇습니다”라고 답했다. ‘어떤 종류의 술이었어요?’라는 물음에는 “소주였습니다”라고 했다. ‘소주를 마시면 냄새가 많이 났을 텐데 교도관들이 안 물어보던가요’라는 질문에는 “얼굴이 벌게져 한참 얼굴이 좀 진정되고 난 다음에 귀소했습니다”라고 답했다.
검찰은 그러면서 “소위 ‘검찰청사 술자리 회유 의혹’에 대해 조사 참여 변호사, 교도관 38명, 김 전 회장 등 쌍방울 관계자 진술과 출정 일지, 호송 계획서 등 객관적 물증에 의해 허위임이 명백히 드러났음에도 이 전 부지사와 변호사의 거짓말이 도를 넘고 있다”고 했다.
2022.9.27/뉴스1
이 전 부지사는 재판에서 김 전 회장의 회유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에 대한 진술을 조작했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1313호 검사실 앞 ‘창고’라고 쓰여 있는 방에서 쌍방울 직원들이 외부에서 연어·회덮밥 등 음식도 가져다주고 심지어 술도 한 번 먹은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검찰은 1313호 검사실 맞은편 ‘창고’는 피의자가 단순히 대기하는 장소일 뿐 식사나 술자리가 이뤄진 적이 전혀 없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에 이 전 부지사 측은 술을 마신 공간이 검사실 맞은편 ‘창고’가 아니라 검사실 옆 영상 녹화실이었다며 기존 주장을 수정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