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 백혜련 국회 정무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유공자법, 가맹사업법에 대한 국회 본회의 직회부 안건을 가결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해 여당 의원 의석이 텅 비어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두 법안은 그동안 여야는 물론이고 관련 단체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려 온 법안이다. 국민의힘은 “숙의가 필요한 법안을 다수당이 일방적으로 본회의에 직회부했다”고 비판했다. 해당 법안들의 소관 부처들도 즉각 입장문을 내고 반발하는 등 거야의 ‘본회의 직회부 드라이브’에 따른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 野 “시대의 숙제” 與 “셀프 특혜법”
23일 백혜련 정무위원장이 민주유공자법, 가맹사업법에 대한 국회 본회의 직회부 안건이 만장일치로 통과되자 두 안건을 가결하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반면 정부여당은 해당 법안이 “가맹점주에 사실상 노동조합의 권한을 주는 법”이라는 입장이다. 소관 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는 본회의 직회부 직후 입장문을 내고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다수의 점주 단체가 반복적으로 협의를 요청해 가맹본부의 부담이 지나치게 많아질 수 있다”며 “이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 갈등 심화, 관련 산업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도 “30명 이상 가입하면 단체등록이 가능하게 한다면 가맹점수가 1만 개인 편의점은 300개 단체가 난립하는 것”이라며 “어떻게 기업을 경영하라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민주유공자법은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 외 민주화운동 관련자와 가족에게까지 지원을 확대하게끔 한 법이다.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의 경우 각각 별도 관련 지원법이 있는데, 이 외에 기존 ‘민주화보상법’에 따라 보상받은 인물들을 국가 유공자로 인정하겠다는 취지다. 야권에서는 17일 고 박종철 열사의 어머니 정차순 씨가 별세하면서 법안이 더 힘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정무위 간사인 홍성국 의원은 이날 표결 전 의사진행 발언에서 “민주유공자법은 이미 20여 년간 계속 논의가 돼 왔던 사안이다. 논란을 제거하기 위해서 지원 범위를 대폭 조정했다”며 “시대의 숙제를 오늘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 주류인 운동권들을 위한 셀프 특혜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소관 기관인 국가보훈부도 법안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민주화보상법상 보상사건에는 사회적 논란이 된 부산 동의대 사건, 서울대 프락치 사건, 남민전 등 다양한 사건이 포함돼 있다. 또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인물이 국가유공자와 달리 민주유공자로는 등록될 수 있다는 것이 보훈부의 우려다. 보훈부는 “민주유공자법안은 그 심사 기준의 마련을 대통령령으로 구체적으로 위임하고 있지 않아 포괄적 위임에 따른 위헌의 소지가 있다”며 “법률상 명확한 기준과 범위도 없이 보훈부에서 자체적으로 심사 기준을 정해 민주유공자를 가려낼 경우 민주유공자로 등록되지 못한 분들의 극심한 반발 및 사회적 혼란이 예상된다”고 했다.
● 민주당 “8개 민생 법안 처리” 예고
23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민주유공자법과 가맹사업법의 본회의 직회부 안건 의결 투표를 마친 뒤 화기애애한 표정을 지으며 표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