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 작년부터 후원사업 운행 두달간 127개교 3969명 이용 올해는 예산 두배로 늘려 10억 배정
23일 인천공항 견학을 위해 동행버스에 오르는 청선학교 재학생이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오른쪽에서 두번째)으로부터 간식이 들어 있는 가방을 받고 있다. 버스 외관은 발달장애가 있는 작가의 작품을 모티브로 디자인했다. 인천공항공사 제공
“장애 학생들이 먼 곳으로 체험학습을 떠나기 힘들었는데 ‘동행버스’ 덕분에 맘 편히 다녀올 수 있었죠.”
23일 오전 인천 중구 영종도에 있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앞 광장. 공립특수학교인 청선학교를 이끌고 있는 박춘희 교장(55)이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청선학교 재학생 17명과 박 교장 등은 이날 제막식을 열고 운행을 시작한 동행버스를 타고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찾았다. 터미널 내부 시설 견학과 문화 공연 등을 관람한 뒤 무사히 인천 남동구에 있는 학교로 돌아왔다.
동행버스는 장애가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체험학습이나 여행을 떠날 때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교통수단을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인천본부가 “인천의 장애아들이 마땅한 교통수단이 없어 좀처럼 체험학습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며 지원을 요청하자 인천공항공사가 지난해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이 때문에 특수학교 등에서 체험학습과 같은 외부활동에 나서고 싶어도 예산이 부족해 횟수를 줄이거나 대중교통, 전세버스 등을 이용하는 불편을 겪어왔다. 정부나 지자체가 장애인 등 교통약자를 위한 교통수단을 운영하고 있지만 번거로운 절차와 운행거리 제한 탓에 이용하긴 쉽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첫 운행을 시작한 동행버스는 특수학교와 특수학급을 운영하는 일반 학교를 대상으로 예약을 받아 버스를 보냈다. 불과 두 달 만에 127개교의 체험학습에 250대를 지원해 3969명이 이용할 정도로 수요가 많았다.
올해는 사업비로 지난해 4억 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0억 원을 배정했다. 동행버스를 350개교에 620차례 이상 보내 1만여 명이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교통안전 교육을 받은 운전기사와 특수아동 전문 활동보조사를 모든 동행버스에 탑승시켜 학생들의 안전한 외부활동을 돕는다. 또 신체적 장애가 있는 학생이 포함되면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특수버스를 배차한다.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장애가 있는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는 데 도움이 되도록 동행버스 지원 사업을 결정했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사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