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콘텐츠만으론 수익 확대 한계 애플, ‘클럽월드컵’에 10억달러 쓸듯 넷플릭스는 WWE에 50억달러 베팅 일부 “독점중계로 시청권 침해” 불만
“스포츠를 잡는 OTT가 구독자를 잡는다.”
국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이 구독자를 늘리면서 수익을 확대하기 위해 스포츠 중계권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야구 축구 등 팬덤이 강력하게 작동하는 스포츠를 통해 충성 고객을 유입하겠다는 전략이다. OTT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경쟁 우위를 점하려는 방법을 스포츠에서 찾은 셈이다. 다만 특정 OTT가 중계권을 독점하게 돼 다른 소비자들의 스포츠 시청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2021년 3월 쿠팡플레이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대 풀럼전으로 스포츠 중계를 시작해 U23 아시안컵, K리그 등으로 확대했다. 또 매년 여름 해외 축구 명문팀을 한국으로 초청해 친선 경기를 여는 ‘쿠팡플레이 시리즈’를 이어 오고 있다. 올해에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를 개최하기도 했다.
OTT의 스포츠 중계권 확보는 실제 이용자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한국 프로야구 개막 이후 지난달 23일과 24일 티빙의 평균 일간 활성 사용자 수(DAU)는 198만9116명으로 올해 1∼3월(평균 162만7891)과 지난해(평균 132만8886)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 조사 업체 메조미디어가 지난달 만 20세 이상∼59세 성인 48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OTT 구독자 2명 중 1명(53%)은 ‘실시간 스포츠 중계가 OTT 구독에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해 ‘영향이 미치지 않는다’(27%)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다. 일주일에 1회 이상 OTT로 스포츠 중계를 시청한다고 답한 비율도 47%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OTT들이 스포츠 중계권을 독점하면서 시청권 침해와 구독료 인상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OTT가 특정 스포츠 중계권을 독점할 경우 유료 구독자만 시청할 수 있게 돼 시청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또 OTT업체들이 중계권 확보에 거금을 사용하면서 결국 소비자에게 비용이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