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벚꽃동산’으로 27년만에 돌아와 “정제되지 않은 모습, 자신감 없었다 실수하겠지만 더 성장할수 있는 계기”
연극 ‘벚꽃동산’에서 주인공 송도영 역을 맡은 전도연은 “지금껏 한 작품보다 여전히 해보지 못한 작품이 더 많다고 느낀다”며 “이번 공연을 통해 어떤 평가를 받을지 저 역시 너무나 궁금하다”고 말했다. LG아트센터 제공
배우 전도연(51)은 27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올 결심’을 한 계기를 이렇게 밝혔다. 23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진행된 연극 ‘벚꽃동산’ 제작발표회 자리에서였다.
1990년 광고모델로 데뷔한 전도연은 ‘리타 길들이기’(1997년)를 끝으로 연극 무대를 떠나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누볐다. 2007년 제60회 칸 영화제에서 영화 ‘밀양’으로 한국인 최초로 트로피(여우주연상)도 받았다. 데뷔 35년 차인 그지만 연극 무대 복귀는 ‘도전’에 가까웠다. 전도연은 “정제된 모습만을 보여주는 영화, 드라마와 달리 연극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보여줘야 하기에 자신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분명 (실제) 공연에서 실수할 것이다. 그러나 그 실수가 두려웠다면 출연을 결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번 작품을 통해 더 성장하고 싶다”고도 했다.
연극 ‘벚꽃동산’을 연출한 호주 출신 연출가 사이먼 스톤과 출연 배우 전도연 박해수 손상규(왼쪽부터)가 23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리타 길들이기’(1997년) 이후 27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하는 전도연은 “처음엔 두려웠지만 (연출가의 다른 작품을 보고) 배우로서 피가 끓었다”고 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전도연과 박해수는 총 30회의 공연에 단일 캐스트로 출연해 한국어로 연기한다. 박해수는 “워크숍에서 배우들은 한국적 정서 자체보다 아버지와의 일화 등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많이 꺼냈다”면서 “등장인물의 성격은 물론 이름까지 개개인의 삶이 투영됐기 때문에 단일 캐스트가 아니면 안 되는 공연이었다”며 웃었다. 전도연은 “그렇다고 해서 한국인만 공감하는 한국적 이야기는 아니다. 변화해야 하는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작품을 제작한 LG아트센터는 ‘벚꽃동산’의 글로벌 투어도 계획하고 있다. 6월 4일부터 7월 7일까지. 4만∼11만 원.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