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무-천궁 등 부품 생산업체 해킹 악성코드 활용 수년치 정보 탈취 또다른 10여곳 해킹 조직도 적발 美, 北사이버 범죄 대응 수위 높여
北 “초대형방사포 4발에 모의 핵탄두 탑재” 북한의 이동식 발사대 4대에서 발사한 초대형방사포탄이 각각 화염을 내뿜으며 하늘로 치솟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23일 “초대형방사포병 부대들을 국가핵무기종합관리체계인 ‘핵 방아쇠’ 체계 안에서 운용하는 훈련이 22일 처음으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이번 훈련이 “최대 핵 위기인 ‘화산 경보’ 발령을 가정해 이뤄졌으며, 포탄에는 모의 핵탄두를 탑재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사거리 352km의 섬 목표를 명중 타격했다고 밝혔다. 평양에서 350km 거리에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가 있다. 노동신문 뉴스1
23일 복수의 정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악성코드 등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수년 치에 달하는 부품 관련 정보를 이 업체로부터 탈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 당국과 경찰은 해킹 상황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해킹 주체를 북한으로 특정할 단서를 포착했다. 국가정보원과 국가안보실, 검경, 민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국가사이버위기관리단은 해당 사건 정보를 공유하며 조사를 벌여 왔다.
북한이 해킹한 업체는 군 주요 무기체계에 사용되는 케이블 등을 국내 대형 방산업체 등에 납품하는 곳이다. 대표적인 국산 무기인 다연장로켓 ‘천무’, 중거리지대공미사일 ‘천궁’ 등에도 이 업체의 부품이 사용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북한 전담 모니터링 요원을 충원하는 등 북한의 사이버 위협 수위를 최근 한 단계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을 사이버 범죄 관련 관심국으로 지정한 미 당국이 앞으로 북한 해킹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라고 했다.
“김정은, 해킹 직접 지휘… 무기-레이더 부품 설계도 등 전방위 탈취”
[외교 안보]
北, 南 방산 핵심부품 기술 빼가… 정보당국 “보안 취약 중소업체 노려
항공-전차-위성-함정순 기술 훔쳐… 탈취기술 결합땐 더 치명적 위협”
北, 南 방산 핵심부품 기술 빼가… 정보당국 “보안 취약 중소업체 노려
항공-전차-위성-함정순 기술 훔쳐… 탈취기술 결합땐 더 치명적 위협”
● “해킹 부품 기술, 결합 시 치명적 위협”
이번 해킹으로 무기체계 생산에 필수적인 부품의 설계도 등 매우 민감한 자료들이 탈취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보 소식통은 “수년 치의 상당히 많은 양의 자료가 유출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국가정보원은 동아일보 질의에 “세부 내용은 답변이 어렵다”면서도 “현재 경찰과 합동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산 업계에선 북한이 중소기업들까지 집중적으로 전방위적인 해킹을 감행하는 데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방산업체 관계자는 “통상 하나의 무기체계를 생산하는 데 수천∼수만 개의 부품이 활용된다”면서 “북한이 이미 탈취한 다른 기술 자료 등과 결합해 활용하면 매우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부품 관련 기술 자료 한 건은 유출돼도 치명적이지 않을 수 있지만 이러한 자료들이 결합되면 북한이 유사한 무기체계를 만들 때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 김정은, 北 해킹 진두지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2일 600mm 초대형 방사포 발사 훈련을 보여주는 모니터 화면을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노동신문 뉴스1
북한은 관영 매체를 통해 해군력 강화를 언급한 지난해 8월 이후 국내 조선업체를 해킹해 도면과 설계 자료를 탈취했다. 이어 지난해 10월 김 위원장이 무인기 생산을 강화하라고 지시한 뒤엔 국내외 기업들의 무인기 엔진 자료를 해킹했다. 경찰도 지난해 말 북한의 3대 해킹 조직 중 군사 정보 탈취에 특화된 ‘안다리엘’이 국내 방산업체를 해킹해 레이저 대공 무기 등 중요 기술 자료를 탈취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정원은 “최근 4년간 북한은 항공 분야에서 가장 많은 기술을 절취했고 전차, 위성, 함정 순으로 해킹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해킹으로 탈취한 방산 기술들을 자신들의 무기체계에 실제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2016년 국내 방산업체에서 탈취한 콜드론치(Cold Launch·발사관에서 미사일을 물 밖으로 밀어낸 뒤 엔진을 점화시키는 방식) 기술이다. 우리 정보 당국은 북한이 이 기술을 적용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 기간을 대폭 단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송유근 기자 bi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