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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대한 주역의 진리… 그림으로 철학적-인문학적 의미 담아냈다

입력 | 2024-04-25 03:00:00

[DA 스페셜] 마음 힐링을 위한, 주역 메타카드
임병학 원광대 동양학대학원 교수
64괘 괘상-말씀 근거로 의미 분석
주역 기초에 쉽게 다가가는 데 도움




원광대 동양학대학원 임병학 교수가 ‘마음 힐링을 위한, 주역 메타카드’를 제작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역 메타카드’는 주역의 내용을 그림으로 그린 것으로 이태경(원광대 대학원 박사과정) 선생과 공동으로 작업했다. 주역을 공부할 수 있는 주역 메타카드는 64괘의 괘상(卦象)과 말씀을 근거로 각 괘가 가지고 있는 철학적, 인문학적 의미를 그림으로 표현했다.

마음 힐링을 위한 주역 메타카드라고 이름한 것은 다음의 의미를 담고 있다. 주역은 마음을 닦는 경전인 ‘세심경(洗心經)’이나 ‘수신서(修身書)’이기 때문에 ‘마음 힐링을 위한’이라 했고 메타카드는 관념적인 철학을 넘어선 형이상학적 의미를 표현한 그림 카드라는 것이다.

주역 메타카드를 제작하게 된 동기는 2가지다. 첫째는 동양학의 본원이자 어려운 주역을 그림이라는 매체를 통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는 것이다. 둘째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주역 타로카드’가 주역의 내용을 왜곡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 타로카드는 외국에서 들어온 것이고 기존의 주역 타로카드는 그것을 흉내 낸 것으로 한계가 분명한 것이다.

동몽도(童蒙圖)

주역 메타카드의 그림은 주역 64괘의 괘상 속에 담겨진 팔괘를 표현했다. 예를 들면 4번째 산수몽괘(山水蒙卦)에서는 위의 산과 산 아래 샘물을 그려 괘상을 표현하고 또 어린아이인 몽(蒙)이 진리를 찾아가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몽괘의 그림은 ‘동몽도(童蒙圖)’다.

유예도(由豫圖)

주역 메타카드에서 주역 상경 16번째 괘인 뇌지예괘(雷地豫卦)는 인간의 종교적 심성과 행위에 대한 철학적 통찰을 담고 있다. ‘유예도(由豫圖)’를 보면 산죽(山竹)은 진괘이고 산죽이 자라는 땅을 그려 괘상(卦象)을 표현했고 위에는 울부짖는 종교인의 타락한 모습과 진실하게 기도하는 모습을 대비하고 있다. 예괘(豫卦)에서는 타락한 종교인은 울부짖는 명예(鳴豫)와 우상숭배를 하는 우예(盱豫)로, 진실한 종교인은 자신의 양심에 말미암는 유예(由豫)와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는 명예(冥豫)로 밝히고 있다.

중손도(重巽圖)

또 하경 57번째 괘인 중풍손괘(重風巽卦)는 사람의 마음에 하늘의 뜻이 들어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중손도(重巽圖)’를 보면 손괘(巽卦)를 상징하는 나무가 거듭되고 나무 위에는 새벽의 시간을 알리는 닭이 있어 거듭된 손(巽)임을 표현했다. 또 진리를 균형 있게 하는 신도(神道)는 저울로 나타내고 하늘의 운행을 시간으로 드러내는 정·무·기(丁戊己)와 신·임·계(辛壬癸)의 선경삼일(先庚三日) 후경삼일(後庚三日)을 넣었다. 중풍손괘는 하늘의 진리를 세상에 사용하는 것이다.

임 교수는 2023년 주역 64괘(도서출판 중도)를 출간한 데 이어서 주역을 그림 카드로 제작했다. 임 교수는 “주역 메타카드는 이태경 선생과 공동으로 작업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이었으며 주역 64괘를 공부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너무나 방대한 주역의 진리를 온전히 담을 수는 없었지만 최소한 기초적인 내용은 표현하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선희 기자 hee31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