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 스페셜] 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의 국내 중소기업 오세아니아 수출 상담회 현장.
“여름에 핫팩을 팔라니 언뜻 들으면 모순 같지만 답은 의외로 간단하더라고요. 우리나라가 더우면 지구 반대편에 팔아보는 거죠.”(김용우 롯데홈쇼핑 ESG팀 책임)
롯데홈쇼핑(대표 김재겸)은 지난달 28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윈윈 아너스’에 유통사 최초로 선정됐다. 주목할 점은 롯데홈쇼핑 김 대표와 함께 보온용품 제조업체 ‘위니스트’ 장재진 대표가 함께 단상에 올랐다는 것. 대기업과 협력사의 상호 시너지를 평가하는 윈윈 아너스의 까다로운 선정 기준을 통과한 비결은 양사 간의 ‘소통 진정성’이 꼽힌다. 다년간 중소기업 수출 지원을 이어온 롯데홈쇼핑과 핫팩 해외 판로 확대를 적극적으로 원하는 위니스트가 10개월에 걸쳐 머리를 맞댄 결과다.
지난해 3월 롯데홈쇼핑은 오세아니아 지역 수출 상담회를 진행할 중소기업을 물색했다. 중소벤처기업부, 롯데그룹이 함께 진행하는 동반성장 프로그램 ‘롯데 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 입점 업체를 발굴하기 위해서다.
2016년부터 운영 중인 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는 중소기업 해외 판로 개척을 돕는 롯데홈쇼핑의 대표적인 상생 프로그램으로 2022년부터 롯데그룹 차원으로 확대됐다. 전담 조직을 통해 수출 유망 지역 선정 및 수출 상담회 개최, 환율 리스크 대응, 법률 및 물류 상담 등 해외시장 안착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로 호평받고 있다. 그중 핫팩 등 보온용품을 제조하는 위니스트가 롯데홈쇼핑의 문을 두드렸다. 위니스트는 주력 상품인 보온용품 특성상 하절기 판매 실적이 급감하기 때문에 추가 판매 채널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롯데홈쇼핑은 고품질 핫팩이 해외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수출 상담회 준비에 본격 착수했다.
롯데홈쇼핑은 해외 유관 기관(KOTRA 시드니, 멜버른, 오클랜드 무역관)에 위니스트 제품의 시장성 검토를 의뢰했다.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위니스트와 현지화를 위한 컨설팅을 진행해 제품 포장, 디자인, 가격 구성 등을 제안했다. 위니스트는 롯데홈쇼핑의 제안을 바탕으로 가격을 국내 판매가의 80% 수준으로 낮추는 결단을 내렸다.
현지화된 리뉴얼 상품을 활용해 롯데홈쇼핑은 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 현지 상담회에서 미팅을 희망하는 오세아니아 바이어를 모집했다. 바이어에게는 출장 경비를, 한국에서 온 위니스트 임직원에게는 숙박 비용을 지원했다. 4일간의 행사에서 위니스트의 핫팩은 하절기 기온이 낮은 오세아니아에서 높은 관심을 받았다. 롯데홈쇼핑은 이후 다방면으로 지원한 결과 위니스트는 오세아니아(호주, 뉴질랜드) 첫 수출임에도 23만 달러(약 3억2000만 원)의 성과를 올렸다.
양극화 해소 위해 3년간 2116억 원 지원
롯데홈쇼핑은 위니스트와 같은 경쟁력 있는 강소기업을 발굴하고 지속가능한 경영을 돕기 위해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확대한다. 다음달 초에는 동반성장위원회와 ‘양극화 해소 자율협약’을 체결하고 3년간 2116억 원 규모의 파트너사 지원을 약속한다. 롯데홈쇼핑은 △파트너사 임금 및 복리후생 지원 △생산성 향상 및 해외 판로 개척 지원 △지역 동반성장 활성화 △경영 안정 프로그램 등 양극화 해소를 위한 파트너사 전방위 지원을 약속했다.
하도급, 위수탁, 납품 등에서 ‘대금 제대로 주기 3원칙’(제값 쳐주기, 제때 주기, 상생결제로 주기) 준수 노력을 약속했다. 또 파트너사 복리후생을 지원하고 인력 양성을 위한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 ‘상생일자리’를 운영한다. 국내외 판로 개척 등 지원을 확대하고 파트너사에 저리 대출을 지원하는 2100억 원 규모 동반성장펀드도 조성할 계획이다.
박윤정 기자 ongoh@donga.com